(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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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다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팔자를 외치는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이 있다. 바로 LG화학이다. 여의도 증권가(街)에서는 향후 LG화학이 1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본업인 석유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국인, 이달 들어 8500억원 팔아치워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시장)에서 850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첫 5거래인 동안 줄곧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지난 8일 9436억원 순매도한 이후 10일에는 1조3559억원을 팔았다. 이후 11, 14일을 포함해 3거래일 연속 ‘팔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증시를 밀어올린 외국인이 주식을 파는 것은 증시가 단기 급등함에 따라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는 4.85% 올랐다. 지난달 초부터 상승률을 따져보면 무려 21.85%나 급등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였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0.6%, 삼성전자우는 14.4% 상승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증시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짚었다.
LG화학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트윈타워 모습 [사진=연합뉴스]
LG화학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트윈타워 모습 [사진=연합뉴스]

LG화학, 외국인이 이번달 가장 많이 샀다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서면서도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은 LG화학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595억원어치의 LG화학 주식을 순매수 했다. 이어 네이버(1083억원) LG전자(1064억원) 아모레퍼시픽(960억원) 삼성SDI(881억원) 순으로 사들였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LG화학의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10만원으로 제시했고, 미래에셋대우(105만원) 현대차증권(103만원) 유안타증권(100만원) 등도 100만원 이상의 목표가를 냈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NH투자증권의 황유식 연구원은 "내년에는 2차전지 관련 상승 동력이 강화되면서 LG화학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석유화학 부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약화되겠지만 상반기에는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올해 4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의 4분기 예상 매출은 8조6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분기(7조5073억원)보다는 나아질 전망이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136억원, 540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8%, 5.2%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달 초 사고로 여수 크래커 가동이 중단됐고, 원·달러 환율 하락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주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이슈가 불거지면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