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란의 해외주식2.0'은 파괴적인 혁신기업의 핵심 사업모델을 분석해 인사이트를 발견합니다. 매주 월요일 한경닷컴에 연재되며, 유튜브채널 주코노미TV에서 영상으로 먼저 만나실 수 있습니다.
요즘 줌(Zoom) 좀 하시나요? 코로나가 재확산 되면서 친구들끼리 줌으로 얼굴 보며 ‘혼술’하는 친구들도 많은데요. 줌으로 대표되던 화상회의 시장에 글로벌 대기업들이 포문을 열면서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줌(ZM)이 개인과 회사간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고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스는 365오피스 구독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면서 사내 커뮤니케이션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객관계관리(CRM) 업계 1위인 세일즈포스(CRM)도 가세해 팀즈와 경쟁하고 있는 기업용 메신저업체 슬랙을 우리 돈으로 30조원 넘게 주고 인수했죠. 비MS 진영에선 구글 미트도 약진하고 있고요.
모바일에서 웹엑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 /웹엑스 홈페이지이런 가운데 ‘원조’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웹엑스(Webex)가 이달 8일(현지시간) 절치부심 끝에 새 웹엑스를 공개했습니다. 잡음 제거, 스크립트, 화면캡션, 음성명령, 즉석미팅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웹엑스의 모회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시스코시스템즈(CSCO)입니다. 시스코는 라우팅 스위칭 등 기업용 통신 인프라 장비분야 1위 기업입니다.
시스코는 2017년 웹엑스를 인수해 놓고도 줌에 선수를 뺏겼는데요. 통신 인프라 장비업체 시스코가 왜 협업 소프트웨어에 열을 올리는 걸까요? 바로 저성장 하드웨어 기업에서 고성장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업소개
시스코는 기업 네트워크 인프라 장비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는 1위 기업입니다. 1984년 스탠포드 대학교의 컴퓨터공학 연구원이었던 렌 보삭과 샌디 러너 부부가 설립했습니다.
시스코 매출의 50%는 통신망 필수 장비인 스위칭과 라우팅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모바일 중심의 무선통신 시대에 유선통신 장비 사업이 저성장 국면에 들어가면서 시스코의 매출은 5년간 거의 정체된 상황입니다.
이에 시스코는 2012년부터 유망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인수하며 사업모델을 변신 중입니다. 그 결과 올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의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회사는 특히 매출의 25%는 순수한 SaaS(Service as a Service) 모델에서 나온 다는 점을 특히 강조합니다.
그럼 하드웨어 기업인 시스코가 어떻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하게 된 걸까요? 시스코가 선택한 전략은 인수합병(M&A)입니다.
M&A 전략
시스코는 지난 7일 클라우드 기반 고객 인터랙션 기업인 IMI모바일을 7억3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며 올해에만 7번째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를 단행했습니다. 라우터와 스위칭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유망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시스코에 편입시키고 있습니다.
시스코는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보안을 유지하고, 화상회의 등으로 자유롭게 협업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프라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들입니다.
클라우드 상황에서 방화벽이 위협을 받게 되면서 OpenDNS, 듀오 등을 인수하며 보안 솔루션 기업으로서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2017년 3월 애플리케이션 관리 소프트웨어인 앱다이나믹스를 36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데이터센터소프트웨어도 확보했습니다. 같은 해 5월엔 화상회의 기업 웹엑스를 26억달러에 인수하며 협력 소프트웨어 시장도 선점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스코의 핵심 사업모델(BM)을 자세히 살펴보실까요?
BM no.1 화상회의
시스코의 웹엑스는 줌, 고투웨비나에 이어 화상회의 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시장점유율은 줌이 40%, 웹엑스가 12% 수준입니다.
줌은 링크만 있으면 누구나 회의장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시스코는 보안 소프트웨어 강점을 바탕으로 웹엑스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줌을 창업한 에릭 유안 CEO가 웹엑스 출신인 만큼 소프트웨어 상으로는 둘이 상당히 비슷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IT전문지 PC 매거진에 따르면 줌은 웹엑스에 비해 기능이 적지만 바로 그런 단순함 덕분에 팬데믹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에 웹엑스가 새로 공개한 여러 가지 기능들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호응을 받을 수 있을 지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BM no.2 보안
보안은 시스코의 성장동력으로 꼽힙니다. 클라우드 보안 플랫폼인 엄브렐라와 듀오를 기반으로 2021회계연도 1분기(8~10월) 시스코의 보안사업부의 매출은 전년 대비 6% 상승했습니다.
시스코는 지난 6월 클라우드기반 보안 플랫폼인 시큐어엑스(SecureX)를 출시했는데요. 지난 8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매달 1000명 가량의 기업고객이 이용하고 있다고 밝히며 보안 플랫폼 시장에서도 보복소비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 했습니다.
시스코는 또 5G용 소프트웨어정의 광대역통신망(SD-WAN)와 자사 보안플랫폼인 엄브렐라를 통합해 고객들이 새시(SASE•Secure Access Service Edge) 구조로 손쉽게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다시 말해 클라우드에서 보안과 네트워킹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해 어떤 사용자가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안전하게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겁니다.
새시는 클라우드 네트워크 상황에서 기업의 동적인 보안 액세스 요구 사항을 지원하는 미래형 보안 서비스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BM no.3 5G 장비
네트워크 장비인 스위칭과 라우팅은 전체 시스코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옮기는 '집배원' 기능을 하는 스위칭(왼쪽)과 데이터 이동경로를 최적화하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라우팅 /시스코 홈페이지이원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스위칭은 데이터 패킷을 네트워크 계층에서 다음 계층으로 옮기는 ‘집배원’ 기능을 한다면, 라우팅은 데이터 패킷의 이동경로를 최적화하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담당한다고 비유했습니다. 한마디로 데이터가 네트워크 안에서 이동할 때 필수적인 장비들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가 둔화되면서 시스코의 하드웨어부문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2021년 글로벌 5G 네트워크 투자가 본격화되면 수혜를 볼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스코는 기업 네트워크 시장에서는 세계 1위이지만 AT&T, SKT 등 인터넷사업자(ISP)용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선 중국 화웨이에 한참 밀리고 있습니다. 화웨이 점유율이 54%라면 시스코는 3%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그 사이에 노키아, 에릭슨, ZTE, NEC가 시장을 나눠먹고 있고요.
시스코는 2019년말부터 5G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실리콘 원’으로 구축된 일련의 캐리업급 라우터인 8000 시리즈 제품과 새로운 IOS X7 운영체제를 선보였습니다.
이로써 현재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용 하드웨어 비중은 점차 줄고, 인터넷사업자용 5G 네트워트 장비 매출이 기존 12%에서 점차 증가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시스코의 인프라 플랫폼 사업부 매출의 90%가 라우팅과 스위칭에서 나온다면 나머지 10%는 무선, 데이터센터 제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집안 대부분의 물건들에 IoT가 적용되면 기존의 와이파이는 너무 느려 실효성이 없게 되거든요. 이를 보완한 것이 시스코의 ‘wifi-6 Catalyst Access Points’ 입니다. 특정 단말기와 유선 랜(LAN)을 연결해 와이파이 6 네트워크를 구현하는 제품입니다.
여기서 잠깐! 5G 인프라 장비
5G는 4G LTE 대비 데이터용량은 1000배 많고 속도는 200배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을 말하는데요.
5G에 연결된 모바일 기기가 점점 늘어나고 동영상 스트리밍, 가상현실(VR) 스트리밍이 증가하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급격히 늘겠죠. 시스코는 5G에 연결된 모바일 기기가 2019년 1300만대에서 2023년 14억대로 10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 10대 중 하나는 5G에 연결된다는 얘깁니다. 이에 따라 월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양이 2020년 41엑사바이트에서 2022년엔 77엑사바이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무선통신인 5G 성장을 기반으로 모바일 트래픽이 급증하는데 유선 통신 장비업체인 시스코가 수혜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데이터량이 급증하면 특정 노드까진 무선으로 데이터들이 연결되지만, 하위 망을 서로 연결하거나 통신 장치들을 통합해 데이터를 대량으로 고속 처리하는 백본망(중추망)에서는 데이터들이 유선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백본망이란 저속의 여러 하위 망을 서로 연결하거나 분산된 통신 장치들을 통합해 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한 최상위 통신 네트워크를 말합니다.
이에 따라 AT&T SKT KT 등 인터넷사업자(ISP)들이 백본망에 접근하기 위한 스위칭과 라우팅 장비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가는 어때?
지금까지 하드웨어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진화 중인 시스코의 핵심 사업모델을 살펴봤습니다.
시스코는 10월말 기준 4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1월 들어 가치주로 자금이 몰린 덕분인데요. 주가 밸류에이션도 5년내 저점 수준인데다 3.25%에 달하는 배당수익률은 저금리 상황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목표가는 최저 41달러에서 최고 57달러입니다. 14일 기준 주가는 44달러로 평균 목표가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시스코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장분석가들은 성장성 둔화를 지적합니다. 시스코의 2020년 매출은 493억달러로 2016년 이후 줄곧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은 1874억달러 규모로 2019년 2534억달러 대비 감소했고요.
공교롭게도 2015년 전설적인 CEO였던 존 채임버스가 물러나고 척 로빈이 CEO를 맡은 기간과 일치합니다.
시스코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석가들은 주주친화 정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0월말 기준인2021년 1분기에만 주주환원에 23억달러를 사용했는데요. 자사주매입에 8억달러, 배당에 15억달러를 썼습니다.
이는 회사가 연간 150억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어서 인데요. 직원수가 적게 필요한 소프트웨어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그 중에서도 구독 기반 매출비중이 78%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현금창출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진화는 진행 중
시스코의 향후 실적은 회복세가 예상됩니다. 회사는 11,12,1월에 해당하는 2021 회계연도 2분기의 주당순이익(EPS)을 0.74~0.76달러로 조정했는데요. 월가 예상치인 0.73달러를 소폭 상회한 수준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한경DB바이든 행정부의 부양책은 실적 변수로 꼽힙니다. 정부의 5G 인프라 장비 주문량이 증가할 경우 시스코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과 유럽의 통신사들의 수요 회복이 감지되고 있는 점도 실적 호재로 꼽힙니다.
‘시스코의 진화는 진행 중’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당장은 주 사업부가 저성장 국면이라 다른 기술주에 비해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지만, 2021년에는 고성장 제품군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백본망용 통신 장비, 와이파이6 AP, 데이터센터향 제품 등의 매출 비중이 약 51%로 예상되면서 성장주로 전환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5G, 와이파이6, 보안, 디지털화가 핵심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허란의 해외주식2.0'은 파괴적인 혁신기업의 핵심 사업모델을 분석해 인사이트를 발견합니다. 매주 월요일 한경닷컴에 연재되며, 유튜브채널 주코노미TV에서 영상으로 먼저 만날 수 있습니다. 미국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Airbnb)가 떠들썩한 기업공개(IPO) 신고식을 마쳤습니다. 이달 9일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 주가가 치솟자 월가가 공모가 산정을 잘못했다, 2000년대초 닷컴버블 때와 같은 과열양상이다 등의 비판이 나옵니다.보통 IPO 시장을 보면 상장 이후 몇 주간 시장 분위기와 모멘텀에 휩쓸리는 게 사실입니다.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작습니다.다시 말해 가격 자체의 문제라기 보단 수요가 얼마나 몰리느냐가 관건입니다. 보통 공모물량이 전체 유통주식의 10%에 불과해 수급불균형이 가격급등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월가가 과소평가한 것은 에어비앤비(ABNB)의 기업가치라기 보단 로빈후드로 대변되는 밀레니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수요 열기인 것 같습니다.밀레니얼 투자자는 왜 이렇게 에어비앤비에 열광했을까요? 이 회사가 갖고 있는 강력한 브랜드파워, 공유경제에 기반한 플랫폼비지니스, 다양한 스토리가 있는 체험비즈니스가 기존 호텔업계와 여행예약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낼 것이란 경험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것 같습니다. 기업소개에어비앤비는 숙박 시설과 숙박객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에어비앤비의 브랜드파워는 이용자 수에서 드러납니다. 2019년 기준 전세계 220개국 10만개 도시에서 5400만명 활성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누적 사용자는 8억2500만명에 달합니다.에어비앤비는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됐습니다. 창업자인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로서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데요. 뉴욕에서 디자인을 같이 공부한 친구 사이로, 다니던 회사를 떼려 치고 창업을 꿈꾸며 무작정 샌프란시스코로 향했습니다.국제 디자인 콘퍼런스 연례회의 참가자들이 숙소를 잡지 못하자 이들은 용돈벌이 삼아 자신들의 아파트 거실에 에어매트리스 3개를 놓고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는데요. 공항픽업 서비스와 아침식사를 제공해 5일만에 한 달치 월세인 1000달러를 벌었습니다. 그렇게 에어브랙퍼스트앤비드(에어비앤비의 옛 사명)의 사업아이디어가 탄생했습니다.이후 2009년 게비아의 룸메이트였던 네이선 블레차르지크가 합류했습니다. 블레차르지크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던 프로그머로 현재 에어비앤비의 최고기술책임자를 맡고 있습니다.이들 창업멤버의 지분은 체스키가 15%, 게비아와 블레차르지크가 13%입니다. 이들은 이번 상장을 통해 100억달러대 주식부자가 됐습니다. BM no.1 숙박에어비앤비의 핵심 사업은 숙박시설과 여행객을 연결해주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 모델입니다. 그런데 왜 공유숙박이라고 불릴까요? 기존 여행예약사이트처럼 호텔이 아니라 개인의 가정집을 임대하는 게 주요모델이기 때문입니다.에어비앤비에 숙박시설을 제공하는 호스트 400만명 가운데 90% 가량이 개인입니다. 예약숙박의 72%도 개인 호스트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여행사 호텔과 같은 전문 호스트고요.개인호스트냐 전문호스트냐에 따라 수수료 구조가 다릅니다. 개인 집주인은 숙박비의 3퍼센트를 수수료로 떼고, 여행객은 6~12퍼센트의 수수료를 냅니다. 장기 투숙할수록 수수료 율이 낮아집니다. 여행사, 호텔 같은 전문 호스트는 에어비앤비에 14% 가량의 렌탈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대신 게스트는 수수료 없이 방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BM no.2 체험비즈니스에어비앤비 숙박의 강점이 개인 호스트에 있다 보니, 개인 호스트별로 다양한 체험, 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 지점이 체험비즈니스가 에어비앤비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예를 들어 스리랑카 표범을 만나는 사파리는 15달러에 체험할 수 있는데요. 에어비앤비 플랫폼에서 시간을 예약하고 지불한 뒤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참여하면 75분간 스리랑크 표범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딸 아이의 생일 선물로 사파리 체험을 선물했다는 한 엄마는 강력추천 리뷰를 남겼더라 고요.코로나 이전에는 숙박과 체험을 같이 선보이는 나이트&익스피리언스가 주를 이뤘다면, 팬데믹 상황에서는 숙박과 상관없이 온라인에서 체험만 제공하는 온라인 체험이 성장하고 있습니다.한국에서도 클래스101 같은 유료강의 플랫폼 이용자가 많이 늘었는데요. 에어비앤비에서도 베스트셀러작가와 글쓰기 같은 여행객 대상이 아닌 온라인 체험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체험비즈니스의 경우 에어비앤비는 호스트로부터 20%를 수수료로 받고 있으며, 게스트는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ESG에어비앤비는 상장을 앞두고 호스트에게 발언권과 의사결정권을 주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에어비앤비 호스트 자문 위원회를 발족해 에어비앤비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호스트로 구성된 위원회가 정기적으로 에어비앤비 임원진과 만나 호스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의견을 전달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입니다.또 10억달러 규모의 호스트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는데요. 에어비앤비 주식 920만주를 통해 마련되며 목표액을 초과하는 금액과 이자를 가지고 호스트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데 사용한다는 계획입니다.이런 행보는 최근 투자 트렌드로 꼽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도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0년새 총진입시장 1700배 증가에어비앤비가 겨냥하고 있는 총 진입시장(TAM·Toal Addressable Market) 규모는 3조4000억달러입니다. 창업초기인 2009년 벤처캐피탈(VC)이 산정한 에어비앤비의 총진입시장이 20억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1700배나 증가한 겁니다.총 진입시장 3조4000억달러 가운데 주요 매출원인 단기숙박은 1조8000억달러를 차지합니다. 장기숙박 2100억달러, 체험시장 1조4000억달러입니다.장기숙박 시장은 부동산중개업 시장을 어느 정도 침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사는 1조6000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임대시장의 10% 이상을 타깃 시장으로 산정하고 있습니다. 체험시장 규모는 주목할 만 합니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체험시장 규모는 2000억달러 수준인데요. 여기에 레크리에이션처럼 관광객 대상이 아닌 체험시장 1조1000억달러를 더해 총 진입시장 규모를 잡았습니다. 그만큼 체험시장에서 에어비앤비의 매출이 증가할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쟁사에어비앤비가 커질수록 사업이나 시장이 겹치는 경쟁사들엔 위협이 될 텐데요. 호텔 대신 가정집 숙소를 선택하는 밀레니얼 여행객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호텔업계는 에어비앤비의 사업모델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익스피디아(EXPE)나 부킹닷컴(BKNG) 같은 인터넷 여행예약업체는 숙박제공자와 여행자를 연결하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다는 측면에서 에어비앤비의 사업모델과 가장 흡사합니다.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에어비앤비는 경쟁사 대비 탁월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의 3분기 총예약금액(GBV·Gross Booking Value)은 전년 대비 17.5% 감소했는데요. 부킹홀딩스와 익스피디아가 각각 47.1%, 67.9% 감소한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회복력을 보였습니다.익스피디아와 부킹닷컴 역시 에어비앤비처럼 가정집이나 아파트 렌탈 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아직은 매출 비중이 미미한 편입니다. 주가는 어때?에어비앤비의 사업모델이 경쟁사를 압도한다 치더라도 현재 주가는 비싼 편입니다.이달 9일 뉴욕 나스닥에 주당 공모가 68달러에 상장한 에어비앤비는 144달러에 마감하며 113%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123달러까지 떨어졌다 18일(현지시간) 기준 157달러까지 치솟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에어비앤비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시초가 기준 1016억달러였습니다. 우리 돈으로 100조원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규모냐 하면, 미국 6개 호텔체인인 메리어트(MAR) 힐튼(HLT) 인터콘티넨탈 하야트 초이스호델 윈드햄의 시가총액을 다 합한 것과 맞먹습니다. 또 여행예약업체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의 시총을 합한 수준과도 비슷하고요.혁신기업에 후한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는 에어비앤비 시총이 440억달러를 돌파하면 고평가 된 수준이라고 계산했었는데요. 18일 현재 주가 기준으로 시총은 945억달러 수준에 달합니다. 향후 전망에어비앤비의 위험요인으로는 규제가 꼽힙니다. 2019년말 뉴저지주 저지시가 주민투표를 통해 에어비앤비의 단기렌탈을 금지하는 등 미국내 규제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지만, 매출의 58%가 해외에서 발생(2019년 기준)하고 있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또 최근 공유택시 우버의 기사를 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보는 캘리포니아주 주민발의안이 통과된 사례에서 보듯 공유 경제가 자리잡으면서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있습니다.에어비앤비의 2021년 매출은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2019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합니다. 영업마진이 -10%인 만큼 당분간은 돈을 계속 쓰는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에어비앤비의 총예약금액은 2019년 기준 380억달러입니다. 부킹닷컴의 964억달러, 익스피디아의 1078억달러보다 한참 뒤집니다. 하지만 총예약금액의 연간 성장률을 25% 수준으로 계산해보면 2031년 에어비앤비의 총예약규모는 1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에어비앤비의 향후 기업가치는 총 예약규모가 얼마나 증가하느냐, 영업마진이 얼마나 개선되느냐에 달렸습니다. 다모다란 교수는 에어비앤비의 영업마진이 현재 -10%에서 향후 10년간 25%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2019년 부킹닷컴의 영업마진이 35.48%에 비하면 낮지만 익스피디아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다모다란 교수에 따르면 10년 뒤 에어비앤비의 총 예약규모가 2000억달러에 달하고 영업마진이 35%에 도달한다면 기업가치가 600억달러을 넘어설 것이란 계산이 나옵니다.현재의 에어비앤비 시총은 다른 빅테크 기업들이 그러하듯 이미 10년 뒤 실적을 끌어온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허란 기자 why@hankyung.com
한국을 방문한 프랑크 리스테르 프랑스 대외통상·투자유치 장관(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각종 미래 유망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프랑스 간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리스테르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 서소문로 프랑스대사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양자컴퓨팅,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이어 한국을 이틀간 찾았다.리스테르 장관은 “한국 등 여러 나라와 국제적 공조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자 한다”며 “경기부양책을 비롯해 치료제와 백신 등 분야에서도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그는 이날 국내 업체 셀트리온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을 만나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중화항체 치료제 관련 설명을 듣고 셀트리온의 프랑스 현지 투자 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셀트리온은 자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프랑스에 진출해 있다. 리스테르 장관은 “셀트리온은 특히 혁신적인 선도기업이라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했다.리스테르 장관은 “프랑스는 투자하기 좋은 나라”라고 강조했다. 2017년부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각종 개혁을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프랑스는 법인세와 생산세 등 기업 관련 세금을 인하했고, 연구개발(R&D) 지원을 위한 세액공제 제도도 확대하고 있다”며 “혁신기술 분야 스타트업 지원 정책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 소개했다.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상장지수펀드(ETF)가 세상에 나온 건 1993년 미국 증시에서다. 당시 생소했던 ETF에 워런 버핏, 짐 로저스 등 투자 대가들이 큰 관심을 내비쳤다. 적은 비용으로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ETF로 본격적으로 자금 이동이 시작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다. 서브프라임 사태를 겪었던 투자자들이 ETF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가 높은 운용보수를 받으면서 시장 지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면서다.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ETF 인기는 폭발적이다. 글로벌 ETF 운용자산(AUM)은 지난 9월 말 기준 6조8900억달러(약 7600조원)에 이른다. 올 들어 8% 늘었고, 5년 전과 비교하면 130% 폭증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국내 상장 ETF의 설정액은 약 44조원(17일 기준)이다. 올해 12% 불어났다. 해외 주식형 ETF는 36% 늘었다.주가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에서 ETF를 찾는 투자자는 계속 늘고 있다. 시장이나 테마를 사는 전략을 구사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1) ETF도 분산 투자가 필수ETF는 시장 전반에 투자하기 때문에 위험이 낮다. 실시간 매매가 가능해 환금성이 높고, 수수료도 저렴하다. ETF 선택 폭도 확대됐다. 단순 지수 추종을 넘어 기후변화, 고령화 등 변화된 사회 모습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 직접 투자 종목과 매매 시점을 결정해 운용하는 액티브 ETF 등으로 다양해졌다. 분산 투자 기조는 유지하면서 초과 수익을 얻고 싶은 사람들, 해외 투자 비중을 높이고 싶은 사람들, 변화하는 세상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ETF가 좋은 대안이 되는 이유다.ETF에 투자하려면 어떤 자산에 투자할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ETF도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서 분산하라고 조언한다.국내 6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의뢰해 내년 유망한 자산배분 전략을 들어봤다. 기본적으로 주식 50%, 채권 30%, 대체자산 20%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선진국 주식 비중을 가장 높게 가져가라는 조언이 많았다. 뱅가드 S&P500 ETF, 인베스코 와일더힐 클린에너지 ETF, 위즈덤트리 미국 소형주 퀄리티 배당 성장 ETF 등이다.국내 주식으로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가 많은 추천을 받았고 해외 채권으로는 미국 중기채나 회사채, 물가연동채 ETF가 목록에 올랐다. 대체자산으로는 뱅가드 부동산 ETF, TIGER 부동산 인프라 ETF 등 리츠를 추천했다. 헤지(위험 회피) 관점에서 아이셰어즈 골드 트러스트 ETF도 편입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2) 닮은 듯 판이한 ETF테마 ETF를 선정할 땐 종목 구성을 살펴보는 작업이 필수다. 같은 테마라고 하더라도 ‘관련주’에 대한 판단이 운용사마다 다를 수 있다. 지난 10월 27일 상장한 ‘HANARO Fn 5G산업 ETF’와 ‘KBSTAR Fn5G테크 ETF’는 5세대(5G) 이동통신 테마로 묶이지만 종목 구성은 판이하다. HANARO는 통신 3사 비중이 약 30%인 반면 KBSTAR는 통신사 주식을 담지 않았다. 대신 40% 이상을 케이엠더블유, 에이스테크, RFHIC 등 부품·장비주에 투자한다. 두 ETF의 상장 후 수익률(17일 기준)이 14.52%(HANARO) 대 17.34%(KBSTAR)로 다른 이유다.같은 지수를 따르더라도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ETF와 해외 상장 ETF는 상황별, 매매차익 구간별로 유불리가 나뉜다. 국내 상장 ETF인 TIGER미국나스닥100 ETF와 해외 상장 ETF인 인베스코QQQ트러스트를 비교해보자. 온라인매매 기준 QQQ의 총비용은 0.85%로, TIGER(0.21%)의 네 배다. 과세 체계도 다르다. 국내 ETF와 해외 ETF 모두 분배금에 대해 15.4% 과세한다. 매매차익은 국내 ETF는 15.4%, 해외 ETF는 250만원을 초과하는 매매차익에만 22%의 세금을 매긴다. 해외 ETF는 다른 해외 주식 종목과 손익 통산도 가능하다. 국내ETF는 매매차익과 분배금 모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지만 해외 ETF는 분배금만 대상이다.따라서 투자금이 적어 연간 매매차익이 833만원보다 적은 경우, 혹은 다른 금융소득과 합해 2000만원 이상 수익이 발생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것 같다면 해외 ETF로 세금을 아끼는 것이 좋다. 반대로 매매차익이 833만원보다는 크지만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아닌 경우에는 매매차익 세금이 저렴한 국내 ETF가 낫다. 한국 정규장 시간에 거래를 원하거나 매매가 잦은 경우에도 비용이 저렴하고 편리한 국내 ETF를 추천한다. 환율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 ETF 중에는 환헤지형 상품이 있어 원화 강세일 땐 국내 ETF가 좋은 대안이다. 퇴직연금 계좌로 ETF를 매수하는 경우 해외 ETF는 불가능하고 국내 ETF만 가능하다. (3) 똘똘한 ETF 고르는 법ETF 전문가들은 저렴한 수수료, 낮은 괴리율, 충분한 거래량 등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비용은 저렴할수록 좋다. 운용사들은 공식 홈페이지에 연 총보수를, 투자설명서에는 기타비용까지 포함한 총보수 및 비용을 공지하고 있다. ETF는 증권사 계좌를 통해 매수하는 게 가장 경제적이다.둘째, 괴리율이 낮아야 한다. 괴리율이란 ETF의 기준가격(NAV)과 시장 가격 간 차이를 말한다. 괴리율이 크다는 건 ETF가 적정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유동성공급자(LP)들은 매수·매도호가 제출을 통해 괴리율을 조절하는데, 괴리율이 지나치게 크면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개장 직후 5분, 폐장 직전 10분에는 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없어 이 시간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시장가 주문보다는 지정가 주문을 내는 것이 낫다.셋째, 거래량이 충분해야 한다. 거래량이 적은 상품에 투자하면 원하는 가격에 ETF를 매매하기 힘들어진다. 기준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사거나 낮은 가격에 매도하게 돼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AUM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AUM이 1000억원 이상인 ‘덩치 큰’ ETF라면 기관투자가 자금도 유입될 수 있어 거래량이 충분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