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터넷·엔터테인먼트 애널리스트가 넷플릭스(NFLX)를 매도하고 대신 로쿠(ROKU)를 매수하라는 투자 의견을 내 주목을 받고 있다. 넷클릭스의 성장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정점을 찍었고 내년부터는 하락이 예상되지만, 로쿠는 추가 성장 여지가 남아있다는 게 이 애널리스트의 견해다.

10일 미국 금융정보업체 팁랭크스(TipRanks)에 따르면 미국 리서치회사 니덤의 애널리스트 로라 마틴은 자신의 유료 회원들에게 “내년에 넷플릭스를 매도하고 로쿠를 매수해야 한다”는 투자 의견을 냈다. 마틴은 “내년에는 넷플릭스가 가진 근본적 약점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로쿠는 광고수익이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로쿠는 미국 스트리밍 중계업체로, 스마트 TV가 아닌 일반 TV로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 수익을 올린다. 광고 수입은 로쿠의 수익원 가운데 하나다. 미국 OTT 중에는 광고 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곳도 있는데, 이런 업체가 로쿠를 통해 자사의 콘텐츠를 내보내고 그 대가로 로쿠가 콘텐츠 사이에 넣는 광고 시간을 할당 받는 방식이다.

마틴은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 추세는 내년에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스포츠 경기와 새로운 콘텐츠의 부재 등은 넷플릭스의 성장을 늦출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년에는 넷플릭스 대신 월트디즈니의 OTT인 디즈니플러스 등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로쿠의 성장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로쿠를 통해 OTT를 이용하는 가구 수는 내년에 32% 정도 늘어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로쿠는 광고주에게 그다지 선택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 사태로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