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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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배당주 투자는 ‘공식’이었다. 찬바람이 부는 10월께 매수하면 연말 시세차익과 배당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었다. 올해는 다르다. 코스피지수가 2700을 훌쩍 넘어선 최근까지 고배당 종목들의 주가는 제대로 오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를 저버리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배당락일(29일)을 앞두고 매수세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연말 ‘산타랠리’의 순환매가 그동안 오르지 못했던 고배당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초 이후 1.24% 상승

코스피 고배당50지수의 연초 이후(8일 기준) 상승률은 1.24%에 그쳤다. 코스피 상승률인 24.17%와 비교하면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KT&G, KT, 한전KPS 등 대표적 배당주가 연초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영향이다.

배당주 부진은 주가 급등에 따른 것이다. 하루에도 10% 이상 오르는 종목이 속출하면서 배당주의 투자 매력이 줄었다. 연말 4~5%의 배당수익률을 바라고 앉아 있기에는 시장은 과도할 정도로 역동적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연말로 접어들면서 배당주 투자가치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계절적 요인 때문만이 아니다. 코스피가 급등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논리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펀드 등에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간 만큼 재매수 물량이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고배당주의 수익률은 평년 대비 크게 낮아져 있다”며 “항상 그랬듯 올해도 연말까지 기관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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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도 각양각색

증권사들은 예년과는 다른 배당주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올해 주식시장이 테마, 실적, 신사업 등 모멘텀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배당금만 지급하는 종목보다는 성장성이 있거나, 신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온 종목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NH투자증권은 중소형 배당주를 추천하고 있다. 올해 배당수익률이 4.13%로 예상되는 텔코웨어가 대표적이다. 텔코웨어는 통신사용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로, 내년부터 5세대(5G) 이동통신 ‘가상화 솔루션’ 투자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배당수익률이 2.33%인 세아제강도 추천 리스트에 있다. 세아제강 매출의 약 30%가 구조용 강관에서 나온다. 구조용 강관은 풍력타워 하부 구조물에 사용되고 있어 그린뉴딜 투자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5.16배에 불과해 다른 풍력 기자재 업체들과 ‘키 맞추기’에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이 밖에 아이마켓코리아(배당수익률 6.67%), 창해에탄올(4.21%), 영풍정밀(3.65%), AJ네트웍스(3.31%) 등도 중소형 고배당주 목록에 올렸다.

성장형 배당주도 인기

KB증권은 내년 매출 증가율이 높은 고배당주가 연말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금호산업(배당수익률 5.42%), 포스코인터내셔널(4.96%), E1(4.91%), 현대상사(4.07%), 제일기획(4.05%)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금호산업은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12.4%, 2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기획은 코로나19로 광고 매출이 줄었음에도 이커머스, 닷컴 등 디지털로 진출하면서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투자는 PER이 낮으면서 실적이 개선되는 배당주로 두산(배당수익률 10.14%), 쌍용양회(6.74%), 하나금융지주(6.04%), BNK금융지주(5.86%) 등을 꼽았다. 내년 1분기 가치주 장세가 예상돼 ‘저PER 종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올해 배당락일은 29일이다. 배당 기산일인 28일까지 주식을 보유하면 이듬해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