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배민·무신사 키워낸 안목으로 디지털전환 주도 기업 발굴"
“디지털라이제이션(디지털전환)을 주도하거나 코로나19 이후 더 크게 뛰어오를 수 있는 유망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형 벤처펀드를 결성해 한국의 유니콘기업을 길러내겠습니다.”

정일부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능정보산업과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그린 뉴딜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성장 가능성 높은 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로 유니콘기업을 키우는 ‘팔로 온(follow-on)투자’ 역시 더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쿠팡, 배달의 민족, 위메프, 무신사, 크래프톤 등 수많은 유니콘기업을 길러낸 벤처캐피털(VC)이다. 벤처투자뿐 아니라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메자닌 투자를 병행해 초기 투자부터 유니콘급 기업에 투자하는 그로스(성장) 캐피털 투자까지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팔로 온 투자의 명가’로 불린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펀드레이징(펀드 자금 조달)과 투자 모두에서 숨가쁜 한 해를 보냈다. 올해 회사 설립 후 최대 규모 벤처펀드인 2210억원대 ‘2020IMM벤처펀드’를 비롯해 6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시리즈 펀드까지 결성했다. 크래프톤, 위메프 등 유니콘급 기업에 1000억원 단위 투자가 가능한 8000억원 규모 메자닌펀드 ‘페트라 8호’의 결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며 각 펀드의 1차 클로징(1차 결성)을 마친 IMM인베스트먼트는 빠르게 투자에 나섰다. 2020IMM벤처펀드는 지난 6월 1차 결성 이후 최근까지 75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세컨더리 펀드 역시 200억원가량 투자를 집행했다. 전체적으론 1500억원대로, 코로나19 여파에도 작년보다 20%가량 투자가 늘었다. 정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기업과 위기를 겪고 더 강해질 기업을 미리 물색해 빠른 투자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투자 유치 성공으로 8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기업을 목전에 둔 인테리어 플랫폼업체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에 150억원을,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 타격을 입고 있는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산타토익’을 개발한 뤼이드에도 50억원을 투자하며 힘을 보탰다. 정 대표는 “모두 창업 초창기부터 성장을 함께하며 투자해온 기업”이라며 “초기부터 유니콘기업까지 모든 성장 단계에 걸친 투자가 가능한 IMM만의 장점을 살렸다”고 소개했다.

IMM인베는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펀딩을 이어나가 대형 벤처펀드 결성에 나선다. 고바이오랩, 엔젠바이오, 루닛, 지앤비에스엔지니어링 등 10개 이상의 포트폴리오 기업이 상장(IPO)에 나서 대규모 투자 회수 역시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친환경 에너지, 2차전지 등 그린 뉴딜 분야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하이테크(고급기술) 제조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