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와 비필수 소비재주 주가가 너무 올랐다. 일단 피하라.”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가 그동안 급등해온 IT주 등에 대해 경보를 발령했다. 투자자문사인 MBMG그룹의 폴 갬블스 공동 창업자는 지난 4일 CNBC에 출연해 “IT주와 비필수 소비재 주식이 엄청나게 비싸다”며 “더 오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필수 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는 생존과 직결되지 않는 상품들로,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용품 등이 해당한다. 반대로 식음료 등은 필수 소비재로 꼽힌다.

갬블스 창업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비대면 경제 바람을 타고 IT와 비필수 소비재 주가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원격으로 일하면서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급증해서다.

올 3월 이후 MSCI 세계비필수소비재주가지수는 85% 뛰었고, MSCI 세계IT주가지수 역시 75% 이상 올랐다.

갬블스 창업자는 “향후 수 개월 간 경제 봉쇄 조치가 또 이어질 경우 과거처럼 비대면 경제가 활황을 보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백신 소식이 나왔을 뿐인데 모든 게 완벽해졌을 때의 주가 수준이 이미 형성돼 있다”며 “완벽하지 않다는 게 확인됐을 때 엄청난 주가 하락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갬블스 창업자는 “오히려 고배당·저유동성 기업들의 주가가 올 들어 하락했다”며 이런 주식이 유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기·수도·가스 등 유틸리티와 부동산, 필수 소비재 등이 대표적인 고배당·저유동성 종목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MBMG는 이달엔 금과 금 채굴기업, 장기 미국 국채, 미국 달러 등이 강세를 띌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