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최근 미국 경쟁사 마이크론의 대만공장 정전으로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예상보다 빨리 살아나면 SK하이닉스가 큰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美마이크론 정전 호재…SK하이닉스 목표가 줄상향
7일 하나금융투자와 SK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6만원, 13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직전 목표가보다 하나금융투자는 33%, SK증권은 20% 올렸다. 이달 들어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현대차증권 등도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2만2000~16만원으로 높여 책정했다. 이날 종가(11만8000원)보다 최대 35%까지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적정 주가를 16만원으로 가장 높게 내다본 하나금융투자는 SK하이닉스에 대해 “2014년 호황기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대만 설비 정전으로 D램 계약가격이 내년 1분기부터 반등할 것 같다”며 “메모리 업종의 D램은 물론 9인치 시스템 반도체까지 가격 상승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D램 생산설비 네 곳 중 하나인 대만 팹(MMTW)에서 1시간가량 정전 사태가 일어났다. 이 공장은 세계 D램 생산의 8.8%를 담당하고 있다. 정전은 복구됐지만 최소한 며칠간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또 “SK하이닉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17년 호황기 수준인 1.4배”라며 “주가는 2014년 호황기 수준인 PBR 2.0배까지 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SK증권도 “내년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내놨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고객사들의 D램 재고 보충 수요가 발생해 4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