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국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서 서울시는 국내 243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회계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계 인프라 구축, 회계 재정 정보의 신뢰성과 유용성, 회계재정관리의 건전성, 회계정보 공시의 적시성 등 모든 부문에서 골고루 좋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복잡한 회계 정보를 한눈에 보기 쉽도록 제공해 시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발간한 ‘2019 알기 쉬운 서울시 결산’이 모범사례로 꼽힌다. 서울시는 한 해 동안의 서울시 살림살이 결과인 회계연도 결산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구성해 매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올해 발표한 결산 자료에는 △서울 자전거 따릉이(2019년 예산 327억원, 결산 306억원) △공공와이파이사업(예산 47억원, 결산 43억원)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예산 1898억원, 결산 1702억원) △미세먼지연구소 설립(예산 276억원, 결산 212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수행한 주요 시정 사업 중 예산을 초과해서 집행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서울시는 세입과 세출 세부 내역도 자세히 공개하고 있다. 2019회계연도 세입은 41조6748억원으로 예산현액 40조948억원의 3.9%인 1조5800억원이 초과 징수됐다.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시민이 납부하는 지방세(20조4581억원)였고 보전 수입 및 내부거래, 국고보조금, 세외수입 순이었다. 서울시는 부동산 매매가격 상승 등에 따른 취득세(1조3170억원), 근로자 임금 상승에 따른 지방소득세(5673억원), 그 외 재산세·지방소비세 등(3525억원)의 초과 징수로 세입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내역은 이미지와 차트로 한눈에 보기 쉽게 표현했다.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재정 정보와 통계를 시민의 눈높이에서 제공하려고 노력한 점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월등하다고 인정받았다.
서울시는 다른 지자체들보다 이른 2014회계연도부터 알기 쉬운 결산서를 작성해 공시했다. 7~8월 두 달 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시민참여결산도 지난해부터 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서울시는 회계 인프라 구축 부문과 회계 재정 정보의 신뢰성 부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시는 5명의 회계담당자를 배정했으며 결산총괄전문관, 자금회계결산전문관 각각 1명을 두고 있다. 이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2.2년으로 다른 지자체에 비해 장기 근속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사진)은 “서울시는 2019회계연도 결산검사 시정권고사항 조치 방향을 마련하고 서울시와 교육청 결산토론회를 개최하며 회계 비효율성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서울 서대문구가 ‘제3회 한국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에서 각각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부문에서 대상(행정안전부 장관상) 수상 단체로 선정됐다. 제주도와 경기 부천시, 인천 중구는 우수상을 받는다. 한국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은 한국경제신문사가 지방재정 분권화 시대를 맞아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투명하게 재무정보를 작성하고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모범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2018년 제정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주관하고 행안부와 한국지방재정공제회, 한국정부회계학회, 재정성과연구원 등이 후원한다.광역단체 부문 장려상은 인천시가 차지했다. 기초단체 중에선 충북 청주시, 경기 의정부시, 부산 수영구, 서울 동대문구, 인천 미추홀구, 인천 강화군, 전남 구례군, 충북 음성군이 장려상을 받는다. 시상식은 8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8층 다산홀에서 열리며 한국경제신문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TV로 생중계된다.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서울 서대문구가 ‘제3회 한국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에서 기초자치단체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회계 정보를 공시해 투명성을 높이고 구민 친화적인 회계 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다.서대문구는 주민의 감사와 참여를 강화하는 회계 인프라를 구축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재정공시 자료에 접근하기 쉽도록 홈페이지를 개선한 것도 인정받았다. 서대문구는 홈페이지에서 한 번만 클릭하면 공시 자료에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다. 홈페이지 공시를 통해 결산서를 입수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 외에도 지역신문과 일간지에 3회 공시를 게재했다. 지난해 9월에는 주민참여예산 선정을 위한 주민총회를 열었고 11월에는 2020년 예산편성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올해 5월에는 온라인 주민참여결산제도 시행했다.서대문구는 알기 쉬운 결산서 공시를 통해 작년 주요 성과를 알렸다. 종합보육시설과 신촌파랑고래 운영이 대표적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터를 조성하고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인 늘배움터를 여는 데 예산을 썼다. 단절된 홍제천 구간 산책로 조성 등에도 투자했다.서대문구는 발생주의 정보를 활용해 업무를 개선하는 성과도 거뒀다. 2017년 9월 서대문구 계약심사규칙을 개정해 사업원가를 구축하고 예산을 절감했다. 지난해 결산검사 결과 예산불용액의 효율적 운용 제고방안 권고에 따라 올 7월에는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결산 업무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재무 보고의 품질을 제고해 지자체 회계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가했다. 서대문구는 또 결산 작성 시기별 종합 추진 계획에 기반해 회계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해온 모범 사례로 호평받았다. 전문성을 갖춘 회계 담당자를 배정해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생산하고 건전한 재정 운영으로 이어질 토대를 갖췄다는 평가다.공인회계사 출신으로 민선 5~7기 구청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사진)도 회계 인프라 개선을 적극 주도했다. 문 구청장은 1983년 공인회계사가 됐으며 1995년 서울시의회 의원에 당선돼 재무경제위원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회계 전문성을 바탕으로 구의 재정관리 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서대문구는 회계결산 완료 뒤 내외부 권고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인정받았다. 세입세출 결산서에 기재된 예산액이 최종 예산과 일치했으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심사위원들은 판단했다. 문 구청장은 “권위 있는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게 돼 뜻깊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 원희룡·사진)는 ‘지방재정 모범생’이다. ‘한국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 1회와 2회 연속 대상을 받은 데 이어 3회째인 올해는 우수상을 수상했다. 특별자치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회계·재정 관리가 강점으로 꼽힌다.제주도는 2016년 국내 지자체 최초로 재정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중앙정부와 별개로 자체적인 재정 분석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 산물 중 하나가 매년 발표하는 재정관리보고서다. 매년 10월 이후 발표되는 행정안전부의 재정분석보다 빨리 진단 결과를 도출해 다음해 예산안에 개선점을 반영하고 있다. 전국 공통의 획일적인 재정 분석에서 벗어나 제주 실정에 맞는 맞춤형 재정 분석도 가능해졌다.제주도는 ‘전문가들끼리의 재정’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하는 재정 운영’을 추구한다. ‘제주의 살림살이가 궁금해!’라는 친근한 제목을 단 결산서가 대표적인 예다. 핵심 사항을 20쪽 분량으로 요약하고, 어려운 용어를 쉬운 말로 고쳐 누구나 지난해 제주도 살림살이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주민참여 예산제를 시행해 주민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전문 회계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제주도는 회계정보 관리 공무원 대부분이 2년 이상 업무를 맡고 있다. 독립성을 갖춘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감사위 내부에 개방형 직위를 신설해 민간 전문가도 다수 임용하고 있다.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자치단체장의 관심도 높다. 2014년부터 제주도를 이끌고 있는 원희룡 지사는 재무정보 활용과 공개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