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올해 역사상 가장 혹독한 겨울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2일(현지시간) 미 상공회의소와 진행한 화상 간담회에서 “내년 2월까지 미국 내 코로나 사망자가 45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가 약 28만 명이란 점을 감안할 때 향후 3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17만여 명이 추가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망자가 하루 2500명 이상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며 “이를 줄이려면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모임 제한 등 방역 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서 미국 병원의 90%가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고위험 상태인 ‘레드존’(red zone)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공중보건 역사에서도 가장 어려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올해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여행을 떠나지 말고 집에 머물라”고 강력 권고했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야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이날 CDC는 별도로 코로나19 감염 의심자 및 접촉자를 대상으로 적용해온 2주일의 자가격리 기간을 7~10일로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감염 의심자가 테스트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면 7일 후 자가격리를 해제할 수 있다. 테스트를 받지 않은 채 발열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10일 후 해제가 가능하다. 다만 10일이 지나더라도 추가 4일 간 증상 여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CDC는 “14일의 격리기간을 두는 건 여전히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14일의 자가격리 기간이 필요하지만 경제 활동에 지나친 부담을 지우고 있는 만큼 2가지 대안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