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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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국제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91.7까지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보다 11% 떨어졌고, 2018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소식에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안전자산인 달러의 매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정책 지원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달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1일과 2일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의회 증언과 4일 발표되는 미 노동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Fed 정책의 향방과 미 경제의 건전성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우리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미 재정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달러 가치 하락세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내년에도 달러의 추가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우리의 전망이다.

1. 글로벌 경제 회복은 미 달러에 대항하는 통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사태를 벗어나게 해줄 백신과 그에 따른 경제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경제가 회복되면 수출국 통화와 신흥 시장, 석유·철강 등 경기에 민감한 원자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큰 수혜를 보게 된다. 여전히 글로벌 경기 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성장세로 돌아서기만 하면 안전 자산으로서 미 달러의 매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2. 미 달러의 금리 우위도 낮아질 전망이다. 2017년부터 올해 초까지 달러화는 수익률과 보호 효과를 모두 제공한다는 점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Fed가 금리를 인하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초과하더라도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로 약속하면서다.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달러 가치를 지속적으로 약화시킬 것이다.

3.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조정된 세계 무역 정책의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다자간 무역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던 관세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우리는 앞으로 전개될 세계 무역 정책의 변화가 글로벌 경제 성장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 달러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투자자들이 주요 10개국(G10)과 신흥시장 등 통화 투자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금도 좋은 투자 대상이다.

중장기적으로 상승 잠재력이 큰 통화는 유로,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캐나다 달러, 호주 달러 등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위안, 인도 루피, 인도네시아 루피아, 말레이시아 링깃, 한국 원화, 싱가포르 달러 등이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