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 결과를 주주총회에 의무 보고해야 하는 기업 수가 올해(회계연도 기준)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관련 업무를 처음 해야 하는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첫 대상이 된 코스닥 기업은 한국거래소의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실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 결과를 주주총회에 의무 보고해야 하는 기업의 범위는 지난해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에서 올해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상장기업이 모두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대상 기업 수가 지난해 168곳에서 올해 576곳(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보고 의무 강화는 2018년 신(新) 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에 따라 도입됐다. 올해 확대에 이어 2022년 자산 규모 2000억원 이상, 2023년 모든 상장기업으로 범위가 점차 넓어진다. 올해 처음 대상이 되는 기업은 CJ프레시웨이, 솔브레인홀딩스, 에스엠, 스튜디오드래곤, 원익IPS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제도 변화에 적극 대비해 지난해 별문제가 생기지 않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를 수 있다”며 “중견·중소기업이 첫 대상이 되면서 엄격해진 잣대를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비적정 의견도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실질심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거래소는 이와 관련해 무더기 기준 미달 사태를 막기 위해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가운데 올해 첫 대상이 된 곳이 프로그램 이용을 신청할 수 있다. 신청 기업은 관련 인력에 대한 교육, 1 대 1 진단 컨설팅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온라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이 가능하다.

이연숙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지원서비스TF팀장은 “지난해 약 50개사가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며 “중견·중소기업이 업무 시스템을 개선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