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명신산업이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유가증권시장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12월에만 12개 회사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어서 연말 공모주 시장에 다시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명신산업 일반청약에 15조967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1476.64 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교촌에프앤비(1318.29 대 1) 기록을 뛰어넘으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미래에셋대우, 현대차증권, 하나금융투자, KB증권 등 4개 증권사로 46억4515만 주의 주문이 들어왔다. 모집 예정 주식은 314만5759주다. 15조원대 증거금은 올해 IPO 대어였던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 빅히트(58조4235억원), SK바이오팜(30조9823억원) 등에는 못 미치지만 기업 가치 1조원 미만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명신산업은 테슬라에 자동차 차체 부품을 납품한다.
명신산업에 이어 IPO 시장 대목인 12월에 상장 추진 기업들이 줄줄이 청약에 나선다. 일반청약을 받는 기업이 12곳, 공모 자금은 최대 7851억원에 이른다. 퀀타매트릭스를 시작으로 인바이오, 티엘비, 에프앤가이드, 알체라 등 12개 기업이 투자자를 만난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오는 8~9일 최대 4909억원을 공모하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다. 바이오시밀러와 항체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로, 기업 가치가 2조원에 육박한다. 바이오 기업인
(25 대 1) 두 곳뿐이었다. 같은 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14곳 중 11곳이 희망 범위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12월 청약 기업도 수요예측을 마친 세 곳이 모두 희망 범위 최상단에서 공모가가 정해졌다. 퀀타매트릭스(2만5500원), 엔젠바이오(1만4000원), 인바이오(5800원) 등이다.
새내기 공모주들의 주가 흐름도 좋은 편이다. 11월 상장 기업 8곳 중 7곳이 공모가보다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30일 종가 기준 평균 86.3%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업체
공모주 시장 훈풍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쏘카 등 기업 가치 조(兆) 단위 대어들이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만든 연구팀이 창업한 레인보우로보틱스도 내년 1월 청약을 받아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을 계기로 금융정보산업이 점점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겁니다.”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의 김군호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성공한 금융정보산업의 사업모델이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코넥스시장 상장사인 에프앤가이드는 이달 이전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2000년 설립된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판 블룸버그’다. 기업의 재무정보, 증권사가 내놓는 보고서, 국내외 금융시장 데이터 등을 제공하는 독보적인 회사다. 그동안 기업 간 거래(B2B)에 치중했지만 최근 사업 타깃을 일반 소비자(B2C)로 넓혔다.김 대표는 증권가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삼성증권에 몸담았던 시절 외환위기가 터졌다. 멀쩡해 보였던 기업들이 쓰러지고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다. 김 대표는 이를 금융정보의 비대칭성 탓으로 보고 에프앤가이드 창업에 나섰다.회사는 설립 이후 5년간 적자에 허덕였다. 김 대표는 “데이터를 왜 돈 주고 사느냐는 반응이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 데이터가 쌓이자 회사는 성장을 거듭했다. 2006년 흑자 전환 후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순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 211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85%, 80%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5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났다.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지수를 만들어 발표했다. 9월에는 세계 상장기업의 ESG 등급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ESG 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을 검증하기 위해 ‘ESG 인증센터’도 개설했다. 김 대표는 “주관을 최대한 빼고 ‘측정 가능한 방법’을 통해 투명한 정보를 집합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최근에는 환율·금리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측정해 위기 상황을 판단하는 금융스트레스지수(FSI)를 개발했다. 일반 투자자도 쉽게 FSI에 접근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통해 공표한다.에프앤가이드는 지난 17일 금융위원회에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주식 수는 162만6190주다. 공모가 밴드는 5200~6500원이며 공모금액은 85억~106억원이다. 코스닥 이전상장 직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782억원이다. 12월 2~3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8~9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올해 중국 본토 기업공개(IPO) 시장은 코로나19 영향과 미국과의 무역분쟁 여파가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가 달아올랐다. 올해부터 지난 27일까지 본토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는 342개로 해당 기업들은 총 4239억위안의 공모 자금을 조달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203건, 2533억위안)를 넘어섰고, 전체 공모 금액은 최근 10년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본토 IPO 시장이 전례 없는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중국 금융시장에서 IPO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이 직접금융시장 확대, 기업들의 용이한 자금조달, 우수한 중국 기업들 상장 유도, 본토 금융시장 투자 매력 제고를 위한 취지로 IPO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있어 더 많은 기업들에게 상장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현재 중국 IPO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등록제다. 지난해 7월 상해증권거래소 과창판이 등록제로 출범했고, 지난 6월 심천증권거래소 창업판도 기존 심사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신규상장 건수는 과거 대비 급증하고 있다. 등록제가 기존 심사허가제 대비 재무적 상장 기준을 완화시키면서 상장 가능한 기업들이 크게 늘었고, 주요 상장심사권한을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에서 거래소로 이관해 기업들의 상장소요기간을 단축시켰기 때문이다. 본토 시장 과창판과 창업판에서 현재 시행 중인 등록제는 향후 메인보드와 중소기업판으로도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더욱 많은 기업들이 IPO 시장을 노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스타 마켓’인 과창판 시장은 설립된 이후부터 점차 중국 IPO 시장 활황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로컬 혁신 기업들의 블루마켓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과창판에 상장된 기업들의 업종은 IT, 헬스케어 등 신경제 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메인보드를 비롯한 기타 전통 시장이 여전히 구경제 산업 기업 위주로 상장이 이뤄진 점과는 대조적이다. 중국 정부의 전략 산업 육성 의지가 확고하고, 혁신 기업들이 설립 초기부터 직접금융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중국의 혁신 산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선순환 고리를 과창판이 만들어가고 있다. 과창판은 이제 로컬 혁신 산업 내 우수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원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시장으로 부상했고, 중국의 혁신 산업 생태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로 자리잡았다. 한편, 지난 27일 기준 본토 시장에 본격적으로 상장 절차에 돌입한 기업은 484개에 달한다. 많은 로컬 기업들이 직접금융 시장 문턱을 넘으면서 내년 전체 IPO 규모는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SD바이오센서가 올해 매출이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진단키트 업계 1위로 알려진 씨젠의 올해 매출 전망치보다 60% 정도 더 많은 것이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D바이오센서는 내부적으로2020년 예상 매출이 1조6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50~55% 수준으로 올해 8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4분기 수주와 매출이 급격히 늘어 이 같은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이다. 4분기 매출 전망치는 약 8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SD바이오센서 측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달 말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1조1000억원 수준이고 영업이익률은 53~55%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736억원, 영업이익은 8억9000만원 수준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적이 급성장했다.현재 진단키트 업계 1위로 알려진 기업은 씨젠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씨젠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1조8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6239억원으로 추정된다. 씨젠의 시가총액은 이날 4조8000억원을 오간다. SD바이오센서도 비슷한 기업가치를 받으면 시가총액은 6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씨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안팎이다.SD바이오센서는 2010년 설립됐다. 사람의 가래 등을 채취한 뒤 시약을 섞어 검사하는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의 진단키트뿐 아니라 혈액 타액 등으로 현장에서 곧바로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항체·항원 면역진단키트도 만들고 있다. 씨젠은 분자진단인 RT-PCR 중심이다. PCR 방식은 검사 정확도가 높고 감염 직후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D바이오센서는 항원·항체 진단키트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코로나19 확진여부를 진단하는 신속 항원 진단키트에 대해 세계 최초로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받았다. WHO로부터 PCR 방식의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허가를 받은 업체는 다수 있지만 신속 항원 진단키트로 허가를 받은 업체는 SD바이오센서가 처음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PCR 방식의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SD바이오센서는 월 6000만개인 진단키트 생산능력을 연말까지 1억개 수준으로 늘리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세계 최초로 사스, 말라리아, 댕기 듀오, 신종플루 진단시약 등을 개발한 회사다. 2016년부터 형광 면역분석기, 잠복 결핵 진단시약, 분자진단시약 등 체외진단기기를 개발했다.SD바이오센서는 또 혈당측정기, 당화혈색소분석기, 콜레스테롤 분석기 등 체외진단기기를 세계 103개국에 수출하고 있다.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