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오'에도 밀린 英 최대 석유회사 BP···내년엔 50%이상 오른다?
올 한해 증시에서는 석유, 항공 등 코로나19의 타격을 입은 대형기업들의 추락이 이어졌다. 유럽 최대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중국 전기차제조업체 니오에 시가총액이 역전당했고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 프랑스 항공사 에어프랑스 등은 미국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줌)에 밀린 지 오래다.

하지만 경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의 타격이 컸던 업종들이 내년 증시를 주도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가치주 비중이 높아 그간 부진했던 유럽 증시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기준 유로스톡스50지수와 독일 DAX지수는 이달들어 각각 18.68%, 14.87% 상승했다. 유럽 증시는 코로나19로 주요국 대비 회복력이 약했다가 최근 백신의 높은 임상효과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영국 투자은행 바클리즈는 영국 최대 석유회사 BP(목표주가 63.7% 상향), 네덜란드 은행 ABN암로(50.6%), 영국 통신 회사 BT그룹(47.2%)을 최선호주로 꼽으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백신 개발로 코로나19가 통제되면 그동안 눌려왔던 업종과 종목의 강한 반등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세 기업 모두 최근 주가가 상승하기는 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작년말의 60% 수준에 머물러있는 상태다.

에마누엘 카우는 바클리즈 유럽주식전략가는 “코로나19 백신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전환을 이끌었다”며 “중앙은행과 정부는 경기 회복을 이끌 수 있는 실탄(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높은 저축률, 기업 영업이익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이 종목들을 향한) 억제된 수요가 있다”고 예상했다.

바클리즈는 내년도 전망을 담은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5.4%로, 유로존의 주가지수인 스톡스600의 상승률은 13%로 관측했다. 유럽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45% 증가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선진국보다 신흥국이, 영국보다는 유럽 전체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우 전략가는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글로벌 자금이 선진시장, 미국 성장주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피난처(relative safe havens)’에서 신흥시장, 유럽 주식, 가치주 등 ‘수급이 비어있는 상대적 위험자산’으로 계속 이동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