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일 연속 2600 웃돌아

신흥국 ETF 10개월만에 돈 몰려
"韓·인도 주식과 멕시코 국채 인기"
외국인 15거래일째 코스피 순매수

세계 1위 블랙록이 운용하는
韓 ETF엔 나흘간 1.6억弗 유입
글로벌 자금이 한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으로 유입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온 후 본격적으로 자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 증시만을 따라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연일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MSCI 한국 지수를 따라가며 국내 주식만 담는 ETF는 연초 대비 누적 유입액이 지난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최고점에 오른 것도 이 같은 글로벌 자금 덕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사들도 잇따라 신흥국 시장 투자 비중을 늘리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 증시로 향하는 글로벌 자금…이달에만 7조원 샀다

패시브 자금 ‘한국행’
2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 MSCI 한국 ETF’에 이달 18일부터 23일까지 나흘 연속(거래일 기준)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 19일엔 6668만달러(약 739억원)가 들어와 올 들어 하루 유입액으로는 가장 많았다. 이 기간 총 순유입액은 1억6200만달러(약 1796억원)다. 올 들어 누적 유입액은 2억1920만달러로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ETF에 자금이 들어온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지난달엔 유입세가 지속되지 못하고 이날 하루 1352만달러가 들어오는 데 그쳤다. 연속으로 나흘 이상 한국 ETF에 자금이 들어온 건 올 들어 7월뿐이었다. 7월에도 4거래일 순유입 이후 매수세가 이어지지 못했다. 패시브 자금은 기계적으로 그 국가의 주식을 사도록 설계돼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급등도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란 분석이다.
이어진 외국인 매수
주식시장 ‘큰손’인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자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지수도 급등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3일 사상 처음으로 2600선을 돌파한 이후 3거래일 연속 2600을 웃돌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5일부터 25일까지 1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달 외국인 매수 규모는 7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11월에는 역대 최대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한 2013년 9월 수준(7조6362억원)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가속화한 시기가 이달 초 블랙록이 신흥국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한 시기와 맞물리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블랙록은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 3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예상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해 원만한 경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신흥국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을 권한다”고 했다. 미국 민주당의 집권으로 외교 및 무역정책이 보다 안정적으로 이어져 신흥국의 자산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 미국의 재정 확대 정책으로 약달러와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0개월 만에 자금 들어온 신흥시장
블랙록은 아시아를 ‘비중 확대’로 올리면서도 일본 증시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아시아권에서도 신흥국이 유망하다는 신호다.

실제 한국뿐 아니라 신흥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주(11월 16~20일) 신흥시장 주식과 채권 펀드에 사상 최대 규모인 108억달러(약 12조원)가 순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신흥국 ETF에도 올 1월 이후 10개월 만에 돈이 들어왔다. ‘아이셰어 주요 MSCI 신흥시장 ETF’에는 이달 8억1716만달러가 순유입됐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15일 하루 5557만달러가 유입된 적이 있지만 이후 다시 유출로 돌아서 실질적으로 1월 이후 10개월 만의 의미 있는 유입세”라고 평가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한국·인도 주식시장과 멕시코 국채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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