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연구원들이 서울 본사 연구소에서 진단키트 신제품을 시험하고 있다.  한경 DB

씨젠 연구원들이 서울 본사 연구소에서 진단키트 신제품을 시험하고 있다. 한경 DB

코로나19 진단키트 ‘대장주’로 꼽히는 씨젠(174,200 +5.58%)이 잇단 백신 개발 소식에 크게 출렁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섣불리 매도에 나설 필요는 없지만 돌출 가능한 악재에는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씨젠은 12.54% 하락한 18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씨젠 주가가 20만원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7월22일(18만7100원)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 자리도 에이치엘비(93,100 +2.08%)에 내줬다.

다른 진단키트 관련주인 제놀루션(26,800 +2.68%)(-12.24%), 앤디포스(5,290 +3.12%)(-8.41%), 바이오니아(18,850 +6.20%)(-7.83%), 피씨엘(31,400 -1.26%)(-6.97%) 등도 이날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씨젠을 비롯한 진단키트주의 부진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연달아 좋은 결과를 낸 것과 무관치 않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최대 90%의 면역효과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도 지난 9일과 16일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각각 90% 이상의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백신 개발로 코로나19 종식이 멀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씨젠은 크게 움츠러들었다. 화이자가 처음 임상결과를 발표한 직후인 지난 10일 씨젠은 8.94% 하락했다. 모더나의 임상결과가 전해진 17일에도 10.41% 떨어졌다.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로 갈수록 하락폭은 커졌다. 화이자의 첫 발표 이후 2주간 하락폭은 32.5%다.

증권업계에서는 씨젠의 낙폭이 실적 대비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다. 씨젠은 지난 3분기 매출 3269억원, 영업이익 2099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1%, 영업이익은 2968%나 급증했다. 미국 등 각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진단키트 매출이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씨젠이 4분기에도 2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처럼 무증상 감염과 빠른 전파력을 보유한 바이러스의 경우 백신이 개발됐더라도 종식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현재 씨젠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0배 수준에 불과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씨젠은 코로나와 독감 등 5가지 바이러스를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신제품을 내놓았다”며 “다른 업체 대비 기술력과 유통채널, 생산력 등 모든 부문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씨젠의 주가가 실적보다는 뉴스에 좌우되는 경향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하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가 향방은 실적 상향보다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트레이딩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