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주식이 재평가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수요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삼성전자를 따라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다시 그리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계의 잠재적 위협 요소였던 중국의 반도체 투자 확대에 제동이 걸린 것도 호재다.

23일 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 테스트용 부품 생산업체인 티에스이는 6.18% 오른 5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네패스아크(7.40%), 솔브레인(3.86%), 피에스케이(2.38%), DB하이텍(2.21%), 리노공업(2.13%) 등 반도체 소부장 관련주가 줄줄이 올랐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강세를 따라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관련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깎아먹는 요인이던 중국의 ‘반도체 굴기’(기술투자 확대)에도 제동이 걸렸다. 중국칭화유니그룹은 3년 만기 사모채권 13억위안(약 2000억원)어치를 상환하지 못해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칭화유니그룹의 채무 불이행 뉴스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굴기의 현실화가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적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장비주인 원익IPS의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올해 1분기보다 157.2% 늘어난 37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유진테크테스나의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크게 높아졌다.

새로운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반도체 업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케이씨텍은 비메모리 반도체 장비인 CMP장비 생산을 본격 시작했다. 제우스(멀티 습식 세정장비), 이엔에프테크놀로지(산화막용 식각액 불산계 원재료), 엘오티베큠(하이브리드 진공펌프) 등도 주목된다. 한동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소재·장비 국산화 등에 성공한 기업들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