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시장에게 밝히지 않은 채 어떤 기업의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추정 규모는 최대 190억 달러(약 21조235억원)다. 버핏은 과거에도 시장에 큰 파급을 가져올 수 있는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보유 사실을 지연하는 전략을 사용한 전력이 있다.

19일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매체에 따르면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주요 주식 보유 현황을 보고하는 13F(Form 13F)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서 벅셔해서웨이는 “현 보고서에서는 일부 기밀 정보를 누락하고 SEC에 별도로 공시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버핏은 과거에도 특정 기업의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시장 파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보를 한동안 숨긴 경험이 있다. 2015년 8월에 제출한 2분기 13F 보고서에서 벅셔해서웨이는 비밀 조항을 삽입한 뒤, 약 한달 뒤 제출한 정정보고서에서 정유사인 필립스66 주식 25억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비밀 포지션’의 규모는 최대 19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벅셔 해서웨이가 공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와 13F를 대조한 결과다. 실적 보고서에서는 3분기 말 기준 주식포트폴리오의 가치를 2450억달러로 잡고 있는 반면, 13F 보고서의 순자산총액은 2200억 달러에 불과하다. 60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이토츠와 마루베니, 미츠비시, 스미토모 등 일본 5대 상사에 대한 규모를 제외하고도 약 190억달러의 출처가 밝혀지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행되던 상반기에 현금보유고를 잠가놓았던 버핏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섰다는 평가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 3분기에만 190억달러어치 주식자산을 추가했다. 이후 지난 16일에도 추가공시를 통해 애브비와 머크, 화이자 등 헬스케어 기업 주식 60억 달러를 매수했다고 알렸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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