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실적

부진했던 중후장대 업종 부활
전기가스 등 경기민감 분야 개선
"실적개선 내년까지 이어질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처음 터진 올 상반기에는 연말까지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기업 실적의 저점이 2분기가 아니라 3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하반기 들어 실적이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5% 늘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31.2%, 16.9% 감소했는데 반전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불황형 흑자’라는 의견도 나온다.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매출은 2.5% 감소한 게 이런 주장의 근거다. 그러나 증권가 전문가들은 그보다 “대세 회복이 시작됐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 기업의 수출이 회복되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경제가 점차 정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88,000 -1.90%) 제외해도 영업이익 15% 증가
상장사 영업익, 삼성전자 빼고도 15% 늘었다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590곳의 올 3분기 실적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봐도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매출은 436조1005억원으로 이 기간 3.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4조943억원으로 15.7% 증가했다. 순이익도 16조2678억원으로 42.1% 늘었다.

증권가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올린 종목이 많았다.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은 176개인데, 이 가운데 112개가 컨센서스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들 176개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6조1029억원이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11.0% 많은 40조770억원이었다.

이 같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실적 회복은 글로벌 주요국과 비교해도 우수하다는 게 증권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덕분에 코스피지수는 올 하반기 초부터 이날까지 20.74% 올랐다. 같은 기간(미국과 유럽은 전날 종가까지) 미국 S&P500지수(16.43%), 닛케이225지수(15.43%), 상하이종합지수(12.15%), 유로스톡스50지수(7.20%) 등과 비교해 상승률이 높다.
중후장대 업종도 실적 호전
업종별로 보면 상반기에 부진했던 중후장대, 경기 민감 분야 기업의 실적 개선이 눈에 띄었다. 2분기에 263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전기가스업은 올 3분기에 2조7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1.4%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진중공업홀딩스가 106.2% 늘어난 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증가율에서 가장 앞섰고 한국전력도 88.2% 증가한 2조3322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에 실적이 양호했던 분야의 개선 추세가 하반기에 이어지고 있는 것도 전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전기전자업종은 15조816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이 기간 67.3% 증가했다. 이 밖에 SK하이닉스(175.0%), 삼성SDI(61.1%), LG전자(22.7%) 등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내년까지 회복세 이어질 것”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민감 업종 실적이 상반기에 워낙 안 좋았다가 최근 회복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세가 4분기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있는 209개 기업의 이 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32조3897억원에서 최근 34조4970억원으로 증가했다.

양병훈/최예린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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