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가 꼽은 유망 가치주

코로나 백신 기대에 소외됐던
콘택트주 반등 전망 줄이어

소재·운송·산업재 인프라 투자
힙입어 내년 큰 폭 실적개선
미국 대통령 선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기대로 이달 들어 ‘콘택트주’가 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반대로 기술주 중심의 성장주는 주가 상승폭이 둔화됐다. 월가에서는 그간 낙폭이 컸던 종목이 반등하며 ‘가치주 시대’가 다시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가치주가 유망하다고 볼 수는 없다. 금융주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저금리 기조, 여행·항공주는 수요 회복 시기 예측의 어려움으로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소재·운송·산업재는 주요국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경기 회복 기대 때문에 유망 업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산업재 기업은 지난 수세기 동안 존재해 왔으며 향후 수세기 동안 더 존재할 것”이라며 관련 기업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코로나19로 주가가 하락해 저가 매수가 가능하면서 내년도 실적 개선폭이 큰 7개 종목을 제시했다.
허니웰·UPS·3M…내년 美 하늘에 '가치株 북두칠성' 뜬다

물류 수요 폭증한 UPS·페덱스
지난 12일 S&P500 산업재지수는 708.21포인트에 마감했다. 3월 23일 412포인트까지 떨어진 뒤 약 7개월간 700포인트를 회복하지 못했던 지수는 이달 들어 10% 이상 오르며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산업재로 분류되지만 화물운송업체 UPS와 페덱스의 주가 흐름은 이 지수와 달랐다. 올 들어 UPS는 39.34%, 페덱스는 76.68%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자 배송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페덱스의 올해 6~8월 매출은 193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2% 늘어난 16억달러를 기록했다. UPS도 7~9월 매출 212억달러, 영업이익 24억달러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피델리티는 소비문화 변화에 따라 두 회사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피델리티는 “언젠가는 아마존의 자체 배송 서비스가 페덱스와 UPS에 위협이 될 수 있어도 당장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온라인 소비 증가와 UPS·페덱스의 실적 개선 속도를 보면 현재 주가는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두 회사는 또 코로나19 백신 운반에 필요한 콜드체인(저온유통)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투자 매력이 높다는 게 피델리티의 분석이다.
4차 산업혁명과 인프라 투자
피델리티는 허니웰도 추전했다. 1906년 온도조절기 제조회사로 출발한 허니웰은 현재 자동 제어 솔루션, 항공 우주, 교통 시스템, 기능성 소재 등 네 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그중 피델리티는 허니웰이 자동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용 사물인터넷(IoT)으로 사업을 확장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았다는 얘기다. IoT는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에 활용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 세계 최대 건설광산용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가 수혜주로 떠오를 전망이다. 피델리티는 “건설, 도로 보수, 중장비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 늘어나면 캐터필러의 이익도 증가한다”며 “최근 주가 상승은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 대비 주가가 반토막 난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도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경쟁력이 높고, 주가를 끌어내린 악재가 해소됐다는 논리다. 보잉은 세계 제트기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고, 미국 정부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유동성 우려가 낮다. 주가 폭락의 원인이었던 보잉737 맥스의 운항 중지 조치도 조만간 해제될 전망이다. 피델리티는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금리엔 배당주
또 다른 테마는 배당이다. 각종 산업용품을 생산하는 3M이 대표적 배당주다. 3M의 배당수익률은 3.7%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의 4배가 넘는다. 또 61년 연속 배당금을 늘린 ‘배당왕’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마스크 등 의료용품 매출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부품, 전기부품의 매출 감소를 상쇄했다. 3분기 의료부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5% 급증한 22억달러에 달했다. 다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지 못하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방산업체 록히드마틴도 3%대 배당수익률을 감안하면 저평가 상태라고 피델리티는 분석했다. 록히드마틴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2%, 8.7%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적발표일 이후 주가는 큰 반응이 없었다.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로 과거 10년 평균(17배)에 비해 저렴하다는 평가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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