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신외부감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표준감사시간제를 일부 수정하고 소규모 기업은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면제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회계학회는 최근 내부관리제도운영위원회, 한국거래소, 코스닥협회 등의 의뢰를 받아 ‘중소기업 내부회계관리제도 적용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회계학회가 내놓은 정책 제언은 자산총액 1000억원 미만 상장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면제하라는 것이다. 소규모 기업의 경우 제도 이행 비용은 과중한 데 반해 얻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회계법인과 같은 외부 감사인이 기업 내부회계가 적정하게 운영되는지 살펴보라는 것으로 코스닥 기업은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2023년엔 모든 상장사로 확대 적용된다.

외국과 비교해도 한국은 기준이 엄격하다. 미국은 시가총액 7500만달러(약 835억원) 미만 기업은 내부회계 감사를 면제한다. 상장 후 2년이 안 된 기업도 제외된다. 미 증권당국은 최근엔 면제 범위를 더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표준감사시간제 역시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표준감사시간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한 감사 시간 지침이다. 지난해 도입 이후 감사 시간이 대폭 늘면서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김종선 코스닥협회 전무는 “표준감사시간제는 권고안이지만 회계법인들이 이를 최저 기준으로 여기면서 기업 규모 및 특성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늘어난 감사 시간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불리한 입장에서 감사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는 주기적 지정제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제도는 6년간 자율적으로 감사인을 선정한 기업에 3년간 특정 감사인을 지정해주는 방식이다.

창원상공회의소는 지난달 감사인 지정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감사 중 문제가 발생한 기업만 지정 기간을 2년 연장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금융위원회와 국회 정무위원회 등에 보냈다. 지정 감사 시 기업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복수지정제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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