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교촌에프앤비가 상장 첫날 상한가까지 올랐다. 최근 빅히트가 주가 부진을 겪으며 신규 상장주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교촌에프앤비는 12일 가격제한폭(+29.98%)까지 오른 3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이 종목의 시초가는 2만3850원에 형성됐다. 공모가(1만2300)의 2배에 약간 못미쳤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장이 시작되고 3분 뒤에는 2만1700원까지 떨어져 시장에서는 “빅히트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장 시작 10분 뒤에는 단숨에 2만8700원까지 오르며 이러한 우려를 털어냈다. 이후 3만원 근처에서 오르내리다가 장 마감을 약 1시간 남겨놓고 상승폭을 키웠다. 상한가에 도달한 시각은 오후 3시13분. 이날 교촌에프앤비 주가 상승을 이끈 건 개인으로 7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은 518억원어치를 털어냈고 외국인도 16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못미쳤기 때문에 이날 상승폭이 최대치인 건 아니다. 그러나 차이가 크지 않아 사실상 최대치 상승과 다를 바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가 향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어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내년 상반기에 독자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개발하고, 해외 진출 국가 수도 점차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우려도 나온다. 빅히트가 상장했을 당시 증권신고서에서 밝힌 적정 주가는 16만원이었는데, 실제로 최근 이 종목 주가는 그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상장 전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적정 주가를 1만5043원으로 산정했다. 이날 종가는 이 가격의 두배에 달한다.

교촌에프앤비 상장 주식 수(2498만주) 가운데 유통 가능한 물량은 580만주로 전체의 23.2%에 불과하다. 적은 양을 매수해도 주가가 오르기 쉬운 구조다. 빅히트 상장 때처럼 기관이 대량 매물을 매도하고 개인이 쓸어담은 점도 우려를 낳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에 따라 향후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