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ILI, 경영권 바뀌자 52년만에 최대실적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밸브 전문기업 조광ILI가 회사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경영권이 바뀐 뒤 거둔 성과다. 국내 1위 밸브 사업자라는 점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 결과다.

조광ILI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258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거뒀다고 9일 발표했다. 이미 작년 한 해 매출(245억원)과 영업이익(41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57.7%, 영업이익은 127.2% 급증했다. 회사 관계자는 “세 분기 누적으로 1968년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이라고 말했다.

경남 양산에 본사를 둔 조광ILI는 창립한 지 52년 된 안전밸브 분야 1위 기업이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흑자를 이어온 이 회사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더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작년 10월 창업자 집안이 경영권을 김우동 총괄사장(42·사진)에게 넘긴 뒤 나타나기 시작했다.

리버티 프라이빗에쿼티 임원 출신인 김 총괄사장은 조광ILI의 기술력을 토대로 밸브 사업을 다각화했다. 석유화학, 가스, 발전·해양플랜트, 반도체, 조선산업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했다. 부가가치가 큰 밸브 판매가 늘자 실적이 좋아졌다. 지난 6월부터는 카타르 국영 석유기업 카타르페트롤리엄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관련 협약을 맺은 대우조선해양에 국내 최초로 개발한 LNG 상온용 제어벨브를 납품하고 있다.

조광ILI는 LNG용뿐 아니라 수소용 밸브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광ILI는 수소충전소용 밸브(PSV: pressure safety valve) 5종 중 2종의 개발을 완료했고, 내년에는 3종의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수소충전소 기자재 국산화율이 현재 40% 수준에서 2025년 8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총괄사장은 “정부의 뉴딜 정책에 발맞춰 수소충전소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존 안전밸브 사업은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조광ILI는 스마트팩토리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사적 공정관리 체계를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이달 말 스마트 솔루션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김 총괄사장은 올해 코스닥 특수비료 전문기업인 대유 경영권을 인수해 스마트팜 사업도 시작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