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국내 코스피 지수와 원화가치를 계속 올리고 있다. 이에 원화가치와 코스피 지수가 각각 22개월과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와 막대한 경기 부양책 실현 기대감 등으로 인해 미 달러화 약세가 코스피와 원화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0.70포인트(1.27%) 오른 2447.20에 장을 마치며 2,450선에 바짝 다가섰다. 6일 연속 상승이다. 지수는 2018년 6월 12일(2468.83) 이후 약 29개월 만에 최고치로, 지난 9월 15일(2443.58)의 연고점도 넘어섰다.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까지 더해지면서 강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의 10월 수출이 예상치(9.2%)를 상회한 1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1.5% 이상 올랐다.

이날 지수 상승은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가 이끌었다. 개인이 6763억원 순매도에 나선 한편, 외국인은 기관과 함께 각각 3천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지난 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이상(1조620억원) 순매수한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는 2조원 가까이 사들이고 있다. 이는 지속되는 달러화 약세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5원 내린 달러당 1113.9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월 31일(1112.7원) 이후 최저치다.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인해 신흥국 통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미 대선 불확실성 해소에 더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기대감이 달러 약세 전망에 힘을 실고 있다.

중국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간 트럼프 정부 때와는 달리 바이든 정부에선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관세 카드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 트럼프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아시아 통화 환율의 전반적인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바이든 시대'를 맞아 글로벌 달러 약세 압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당국 개입 경계감 등은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