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주가가 19년 만에 최고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5(PS5) 출시가 9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덕분이다.

소니는 지난 2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1.08% 오른 8768엔으로 장을 마쳤다. 연저점(5297엔)에 비해 65.5% 오른 가격이다. 지난 9월 8일에는 8876엔으로 2001년 5월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시장에서 소니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PS5 출시다. 소니는 오는 12일 새로운 게임 콘솔인 PS5를 내놓는다. 2013년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4(PS4)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새로운 콘솔이다.

PS4가 나왔을 때도 소니의 주가는 크게 뛰었다. 전자사업 부진으로 2007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주가가 2013년 PS4 출시를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PS4 출시 열흘 전 1649엔에 머물던 주가는 출시 직후인 2013년 11월 17일 1875엔으로 올랐다. 이후 주가는 꾸준히 상승해 이듬해인 2014년 11월 30일에는 2677엔으로 PS4 출시 전보다 62.34% 올랐다.

PS 시리즈가 견인하는 게임 부문은 소니가 내는 이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상반기에는 영업이익의 42%가 게임 부문에서 나왔다. 매출에서는 게임과 전자제품이 24%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반도체(13%), 영화(12%), 음악(10%)이 뒤를 잇는다.

PS5 출시로 올해 소니의 게임 부문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PS5 출시 첫해 76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사전예약 데이터도 PS4보다 좋다”며 “4분기 게임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2% 상승한 2조600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PS5는 예약판매를 개시한 후 12시간 만에 PS4의 12주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다.

3분기 실적도 예상을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3153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14.0%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2971억엔)보다 좋은 결과를 냈다. 3분기 실적호조로 연간 실적 가이던스도 상향됐다. 매출 8조5000억엔, 영업이익 7000억엔으로 기존 가이던스 대비 각각 2.4%, 12.9% 높게 조정됐다. 게임부문의 영업이익 가이던스는 25% 상향됐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매출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게임기인 PS5를 판매하면 소니의 구독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PS Plus)의 회원 수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가입자는 온라인에서 다른 이용자와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고 매달 무료게임을 제공 받는다. 매달 60달러 수준의 구독료를 내는 체계이므로 중장기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1분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내 생활이 늘어나며 디지털 콘텐츠 매출이 전년대비 80 % 이상 성장하기도 했다.

게임 부문 외에도 성장동력이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에서 14%를 차지한 센서 사업부문의 판로가 뚫렸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소니 이미지센서 판매량의 20%에 해당하는 화웨이와의 거래가 재개됐다. 아심 후세인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개선되면 센서 판매가 재승인 될 수 있다”며 “가이던스를 초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