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카카오 등 ‘BBIG7’은 상반기 급등장을 이끈 주역이었다. 하지만 3분기 코로나19가 진정되고 너무 올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 이상 조정받았다. 올해 최고점 대비 사라진 7개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60조원에 달한다. BBIG7이 주도주 자리를 내줬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다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급반등에 성공했다. BBIG7의 성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60조원 증발한 'BBIG 7'…'코로나 반등' 노린다

네이버 실적 발표 기대

28일 네이버는 5.29% 오른 29만8500원에 마감했다. 네이버의 하루 등락폭이 5%를 넘은 것은 지난 7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카카오도 3.74% 오른 34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다른 BBIG7 종목인 삼성바이오로직스(0.31%), 셀트리온(1.46%), LG화학(1.58%), 엔씨소프트(2.56%)도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SDI는 보합(33만원)으로 마감했다.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 미국의 기술주 반등, 가격 부담 완화 등이 반등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에 주목하고 있다. 두 종목의 반등은 코로나19 재확산보다 실적 기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274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동기 대비 35.7%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 영업이익은 1155억원으로, 95.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는 주가가 조정받을 만큼 받았고, 실적에 대한 기대도 있다”고 설명했다.

“BBIG7 실적으로 보여줘야”

네이버와 카카오의 강점은 신사업의 차별화다. 최근 미국에서 플랫폼 기업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조정받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는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어 동조화 우려가 적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BBIG7이 장기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추가적인 상승은 실적이 뒷받침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실적이 확인되면서 BBIG7 종목 간에도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으로는 같은 비대면주라고 다 같이 오르지 않고 이슈별로 흐름이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게임주는 신작 출시 일정, 신작 성공 가능성 등을 보고 종목별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LG화학, 삼성SDI 등 배터리주는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주가가 부진하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 분할, 삼성SDI의 배터리 화재 이슈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점에서 성장성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이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호조에 힘입어 내년 40%에 가까운 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셀트리온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가 투자심리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치주 vs 성장주

최근 가치주와 경기 민감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증시의 주도주가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BBIG가 주도주 지위를 상실한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다음달 3일 미국 대선, 주식양도세 과세 강화 이슈 등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BBIG이 다시 증시의 테마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전망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에 BBIG가 큰 성장 흐름”이라며 “최근 가치주, 경기민감주가 오르는 것은 낙폭이 과도해 키 맞추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