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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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기생충, 백두산, 엑시트, 1987….’

국내 중견 사모펀드(PEF) 의 투자를 받아 크게 흥행한 주요 영화 목록이다. 큐캐피탈은 2017년부터 이 영화들을 포함해 총 19개의 영화에 투자했다. 상당수 영화가 이른바 ‘대박’을 친 덕분에 큐캐피탈 역시 큰 수익을 올렸다. 영화 등 콘텐츠 투자를 위해 결성한 펀드는 올해 말 청산을 앞두고 있다. 펀드를 결성한 지 약 3년 만이다. 예상 수익은 복리로 계산한 연환산 투자수익률인 내부수익률(IRR) 기준으로 25%에 달한다. PEF들이 통상 경영권 인수 거래를 위해 결성하는 펀드의 청산 IRR이 1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성과다. 큐캐피탈이 업계 최초로 CJ그룹의 영화제작 계열사 CJ ENM 측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투자 기회를 우선적으로 확보한 덕분에 가능했다.
큐캐피탈의 콘텐츠 투자 비결은…"기생충·극한직업·백두산 등 뜰 영화만 투자"
큐캐피탈이 영화 투자에 주목한 건 콘텐츠 분야의 성장성과 장래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그간 중소·중견기업 경영권 인수 위주에서 투자 영역을 넓힌 것이다. 국내 PEF 중 영화 부문에 투자하는 PEF는 큐캐피탈이 유일하다. 통상 경영권 거래는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5~6년이 걸리는 데다 10% 이상 IRR을 거두기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콘텐츠 투자는 안목을 발휘할 수 있다면 적은 투자금으로도 단기간 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큐캐피탈은 판단했다. 이 회사는 여세를 몰아 올해 250억원 규모의 2호 콘텐츠 펀드를 결성했다. 이 펀드를 통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담보’ ‘도굴’ 등 세 편의 영화에 이미 투자했다.

큐캐피탈의 선구안이 빛난 투자 사례로는 의료기기 스타트업 인더스마트도 있다. 인더스마트는 세계 최초로 수술에 쓰이는 초고선명(UHD) 형광 내시경인 ‘ITS 모델-L6K’를 개발해 글로벌 의료기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회사다. 큐캐피탈은 이 회사 창업 당시인 2015년 10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90억원을 추가 베팅했다. 약 28%의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에 올라섰다. 현재 기업가치는 첫 투자 때보다 여섯 배 이상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에 기술특례상장을 준비 중이다. 투자금을 회수하면 수십 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큐캐피탈은 올해 주전공 분야인 중소·중견기업 투자 및 회수 부문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올해 말에는 2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청산할 예정이다. 2014년 NH투자증권과 함께 펀드를 결성한 지 7년 만이다.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으로는 동양매직, 동부익스프레스, 광저우 두원강철, 아시아나항공 등이 꼽힌다. 예상 수익률은 IRR 기준 15%가량이다. 투자 부문에서는 올초 골프 예약 플랫폼인 카카오VX에 2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노랑통닭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