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과 한국 증시가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업종별 희비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후보별 정책에 따른 ‘공식’도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신재생에너지가 뜨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전통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다른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서 해당 테마의 동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후보가 당선돼도 장기적으로는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을 꼽아봤다.

공통점은 인프라 투자

단순히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만으로 판단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는 것이 좋다는 시각이 많다. 통계적으로 미국 대통령이 연임하는 경우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대선 불복’이라는 리스크도 사라진다.

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는 우주, 국방·방위,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에너지, 건설·기계 등의 분야가 꼽힌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인프라 투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바이든이 ‘증세’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것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위한 포석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항목별 예산을 보면 도로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과 통신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도 크다. 바이든은 △기후변화 대응(2조달러) △헬스케어(1조7000억달러) △교육지원금(7500억~1조5000억달러) △인프라 투자(1조3000억달러) 등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미국 최대 수도 관련 서비스 공급 업체인 아메리칸워터웍스컴퍼니, 골재 아스팔트 콘크리트 생산 기업인 벌컨머티리얼스, 세계 최대 건설·광산용 중장비 기업 캐터필러 등을 ‘바이든 수혜 기업’으로 분류했다. 5G 관련주도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다. 퀄컴과 브로드컴 등이 대표적이다.

바이든 낙선하면 친환경 테마 끝날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이 성장성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미 투자자들이 바이든의 승리에 베팅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만큼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바이든 낙선=신재생에너지 쇠퇴’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주도하고,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지역은 유럽이기 때문이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각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그린 뉴딜’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바이든에 '양다리'…대선 이후만 기다리는 인프라株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은 미국에 IT(정보기술),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정책 동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미국 대선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락을 보인다면 이는 오히려 투자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이 바이든 수혜주로 꼽은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는 바람·태양·천연가스 전력 회사인 넥스트라에너지, 태양열 및 신재생에너지 공급 회사 인페이즈에너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및 공급업체 발라드파워시스템 등이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등 대형 테크 기업은 단기적으로 법인세 인상 우려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 하지만 반독점 소송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독점 소송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극단적인 탈중국 정책과 유럽과의 통상 갈등으로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