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업체의 증권업 진출이 잇따르는 가운데 올초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과 내년 초 영업을 시작하는 토스증권을 집중 분석한 증권사 리포트가 처음으로 나왔다. 잠재적 경쟁자에 대한 증권업계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3일 ‘토스증권 vs 카카오페이증권’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두 회사 사업 모델을 비교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지향하는 사업 모델이 달라 겨냥하는 고객층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서비스 시작 8개월여 만에 200만 개 이상의 계좌를 모았다. 잔돈을 펀드에 투자해주는 ‘동전모으기’와 ‘알모으기’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 사업 모델이 미국 스타트업 에이콘스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에이콘스는 고객에게 간접투자를 권한다. 연동된 계좌나 카드의 잔돈을 가져가 자동으로 사전에 지정한 펀드에 투자한다. 소비자가 에이콘스를 통해 제휴를 맺은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면 금액 일부를 투자금으로 적립해주기도 한다. 퇴직연금계좌(IRA)와 아이를 위한 투자계좌도 운용한다. 카카오페이증권도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향후 ‘결제-증권-보험’을 잇는 금융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토스증권은 미국의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를 벤치마킹해 위탁매매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로빈후드가 뛰어난 사용자경험(UX)을 바탕으로 고객을 모은 것처럼 토스증권도 간편함을 앞세워 주식 매매, 투자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이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은 “작년 신한금융투자와 제휴해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도 핵심은 단순함과 간편함이었다”며 “직접 사업자로 나서면 공격적으로 수수료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