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GS그룹이 전격적으로 뛰어든다. 국내 재계 순위(자산총계 기준) 7위 GS그룹이 뛰어들면서 현대중공업그룹으로 기운 듯했던 인수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내부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결정하고 두산그룹 및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에 투자의향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자문사 선임 등 막바지 준비도 마쳤다. 인수 주체는 그룹 내 계열사인 GS건설이다. GS건설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두산그룹과 매각주관사는 다섯 곳의 인수적격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하고 가상데이터룸(VDR)을 통해 실사를 하고 있다. GS건설 컨소시엄 외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유진기업,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이스트브릿지가 쇼트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GS건설이 뒤늦게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GS건설의 개별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올해 6월 말 현재 1조9000억원에 달한다. 별다른 외부 차입 없이 보유 현금만으로도 인수 대금을 지급할 수 있을 정도로 우량한 수준이지만,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짰다. 쇼트리스트에 포함된 유진기업은 물론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비교해도 ‘체급’에선 뒤지지 않는다.

그간 GS건설은 그룹 내에서도 가장 활발히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사업 진출을 검토해왔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사내 신사업 조직을 이끌면서 M&A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플레이어 중 하나로 꼽혔다. 올해 1월엔 약 1800억원을 투입해 해외 주택 모듈러 업체 세 곳을 동시에 인수하기도 했다. 폐기물 업체 코엔텍 M&A에서도 투자설명서(IM)를 수령했다.

다만 GS그룹의 그간 M&A 이력을 볼 때 완주 가능성은 다소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지주사 (주)GS 지분만 해도 40명에 육박하는 대주주 일가가 나눠 보유하고 있어 조(兆) 단위 M&A 결정이 쉽지 않은 구조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자회사 DICC를 둘러싼 소송 문제도 여전히 고민거리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