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0원대로 떨어진 원·달러…골드만삭스가 보는 환율 전망은
원·달러 환율이 1년 6개월 만에 1,130원 선에 진입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원 하락한 달러당 1,139.4원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4월19일(1,136.9원) 이후 가장 낮다.

중국 경제가 지난 3분기 4.9% 성장하는 등 회복세를 지속하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이어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미 달러화는 다음 달 대선에서 민주당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락하는 추세다. 민주당은 통상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어서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것도 달러화 가치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달러화 약세는 계속될까? 골드만삭스의 자크 팬들 글로벌 외환시장 공동책임자는 최근 팟케스트에서 "달러화 가치가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술주 중심의 자산을 다른 업종, 다른 국가 등으로 다변화할 것으로 조언했다.

팬들 책임자의 팟케스트 내용을 정리한다.
1130원대로 떨어진 원·달러…골드만삭스가 보는 환율 전망은
Q : 지금 집중하고 있는 주요 위험은 무엇인가?

A : 코로나 바이러스는 투자자들이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다루는 데 많은 거시 경제적 문제를 일으켰다. 여기엔 Fed의 금리 인하 이후 지속되고 있는 초저금리와 달러 가치 하락이 포함된다.

많은 투자자가 지난 몇 년간 미국 시장에서 많은 투자를 해왔다. 더 나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수익률은 낮아지고 있다. 미 증시도 마찬가지다. 기술주는 올해 매우 강한 수익률을 냈지만 다른 업종은 그렇지 않다. 투자자들은 점점 더 지속적 수익률을 내는 자산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Q : 저금리와 Fed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A : 저금리와 Fed의 인플레이션 용인 의도는 미 국채 및 투자등급 채권을 보유해야할 필요성을 매우 약화시켰다. Fed는 어떤 식으로든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미 국채는 향후 부정적 수익률을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 국채 시장이 (Fed의 개입으로) 거시경제 상황이나 정치 상황 전개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진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건 헤지 수단으로서의 국채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우리는 채권 시장을 떠나 다른 자산으로 이동하려는 투자자들을 점점 더 많이 보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거시 경제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Q: 금리와 환율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제로에 가까운 금리가 환율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A : 금리가 내려가면서 채권 시장은 주식과 다른 자산에 비해 정말 민감성을 잃어버렸다. 우리는 금리의 변동성이 매우 낮아진 걸 목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통화 시장은 점점 더 상황 변화에 민감해지고 있다. 즉 통화의 변동성은 더 높아졌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점점 더 환시장을 거시경제 상황과 정치적 변화에 대비해 자산을 지키는 데 활용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환 헤지가 증가하고 있다. 이자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헤지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를 할 때 통화 위험을 제거하는 데 효율적이란 얘기다. 만역 투자자가 환위험 노출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 위험을 제거하는 게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그래서 환 헤지가 증가 추세에 있다.

Q : 미 달러의 전망은 어떤가.
1130원대로 떨어진 원·달러…골드만삭스가 보는 환율 전망은
A : 미 달러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과 매우 낮은 금리, 회복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를 감안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세 가지 환경을 달러 약세를 이끄는 일종의 표준 레시피로 여긴다. 이런 세 가지 요소가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는 한 달러가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우리는 약달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 최근 몇 년간 미 증시에서는 몇몇 기술주와 매출성장률이 큰 몇몇 주식만 집중적으로 올랐다. 이런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아니면 투자자들은 다른 업종을 보기 시작해야하나.

A : 물론 몇몇 위대한 기술주가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점점 더 투자자들이 자산을 다변화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업종뿐 아니라 국가별로도 그렇다.

그동안 기술주의 상승을 이끈 요인들 중에는 세계적 저성장, 그리고 떨어지는 금리가 있었다. 하지만 저금리는 향후 몇 년 뒤에는 사라질 수 있다.

세계 경제는 코로나 침체로부터 점점 회복되고 있다. 금리는 지금 수준에서 더 떨어지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기술주 상승을 부추겼던 몇몇 요인은 점점 퇴색될 수 있다. 게다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은 너무 높다.

더 많은 다변화가 합리적이다. 코로나 백신이 올해 말께 개발될 것이라고 가정할 경우(우리는 그렇게 본다), 이런 식의 포트폴리오 교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

Q: 기술주와 미 달러는 지난 몇 년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던 자산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어떤 자산을 살펴봐야할까.

A : 우리는 투자자들이 먼저 저평가된 전통 경기순환주를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세계가 코로나 침체로부터 빠져나와 강력한 경기 회복에 들어설 경우 수혜를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은 또 여러 신흥시장, 특히 중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을 주고 있으며, 강해지는 통화와 꽤 괜찮은 주식시장을 갖춘 곳이다. 이런 자산은 우리가 주식 뿐 아니라 채권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때 자연스러운 선택 대상이 될 것이다.

정리=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