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2년 전 출시한 MSCI 선진국지수 기반 상장지수증권(ETN) 4종의 상장폐지(조기 상환)를 발표했다. 증권사가 발행한 ETN을 만기 이전에 스스로 상장폐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11월 2일 ‘QV MSCI 선진국 ETN’과 ‘QV 인버스 MSCI 선진국 ETN’ 등 MSCI 선진국지수를 기반으로 한 네 가지 상품을 조기 청산할 계획이다.

지난달 개정된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ETN 발행사는 보유율이 95%가 넘는 ETN에 대해 조기 상환을 신청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에 거래소의 강화된 ETN 관리 정책이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 나온다. 거래소는 지난 4월 원유선물 ETN 사태를 거치면서 ETN 조기 청산에 따른 상장폐지 허용, ETN 분할·병합 제도 도입, ETN 유동성공급자(LP) 평가제도 개편 등을 발표했다.

증권사가 분기별로 진행되는 LP 평가에서 F등급을 받으면 LP 교체 및 신규 ETN LP 업무 중단 등 징계를 받는 만큼 증권사 차원에서 종목 축소 및 비인기 상품 청산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QV MSCI 선진국 ETN 4종은 장기간 거래가 거의 없었고 앞으로도 거래가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상품을 조기 상환해 비용 및 발행한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내년에 적극적으로 신규 상품을 상장할 여력을 갖춘 것”이라고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