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 사옥. 사진=연합뉴스
YG엔터테인먼트 사옥. 사진=연합뉴스
텐센트 계열 중국 자본이 YG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장내에서 대거 처분하고 있다. YG엔터 시가총액이 블랙핑크의 신곡 인기에 힘입어 1조원 수준에 이르자 차익실현에 나섰다. 공연에서의 티켓 파워와 부가 수익 등을 노리고 YG엔터에 투자한 지 4년여 만이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으로 공연을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점도 자금 회수 배경으로 풀이된다.

YG서 발빼는 중국 자본…두 달 새 지분 2.3% 매각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YG엔터의 3대주주인 상하이펑잉경영자문파트너십은 지난달 8~29일 9차례에 걸쳐 21만5119주를 장내 매도했다. 상하이펑잉은 중국 1위 온라인 티케팅 업체 웨잉(2017년 마오얀엔터테인먼트와 합병)이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회사다. 상하이펑잉은 앞서 8월 14~28일에도 5차례로 나눠 19만4309주를 매도했다. 이 기간 상하이펑잉의 YG엔터 주식 매도 단가는 4만8532~5만8590원 수준이다. 한 달 반에 걸친 대량 매도로 8.09%에 달하던 상하이펑잉의 보유 지분은 5.77%로 줄었다.

상하이펑잉을 거느린 웨잉의 2대주주는 중국 최대 메신저 및 동영상 플랫폼 업체인 텐센트다. 텐센트는 텐센트모빌리티를 통해서도 YG엔터 지분 4.37%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텐센트가 10% 넘게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텐센트와 그 계열 웨잉 등은 2016년 YG엔터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한 뒤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중국 기업이 YG엔터에 투자한 이유는 1조원 규모가 넘는 중국 공연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YG엔터 소속 가수들의 공연 티켓 판매, 온라인 영상 플랫폼의 생방송 광고 등을 통한 수익분배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시장에선 한한령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해외 투어 재개가 불투명한 상황이 오래 이어지자 중국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지지부진하던 YG엔터 주가가 블랙핑크 컴백 이후 5만8000원대까지 오르면서 시가총액 1조원에 재진입하자 차익실현에 나섰다. 상하이펑잉과 텐센트모빌리티의 YG엔터 신주 인수가격은 주당 4만4000원이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