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에 들어서면서 연말 수익률 관리를 위해 배당주에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미국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미국 주식시장은 유럽 등에 비해 배당 수익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수십 년간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글로벌 우량 기업이 많아 안정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오히려 낫다는 평가가 많다. 또 한국 배당주가 1년에 한 번 배당하는 것과 달리 미국은 분기 배당이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미국 배당주가 매력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3M·존슨앤드존슨 50여 년 배당 늘려
미국 S&P500 소속 기업 중 25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액을 늘려온 종목은 이달 기준 총 65개에 달한다. 이들은 일명 ‘배당왕’, ‘배당 귀족주’ 등으로 불린다. 이 중 50년 넘게 꾸준히 배당을 증액해온 종목은 15개다.
도버(산업재), 제뉴인파츠(유통), 프록터앤드갬블(P&G·소비재), 에머슨일렉트릭(자동차부품), 3M(복합산업), 코카콜라(소비재), 존슨앤드존슨(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오랜 세월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오며 견고한 브랜드파워와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이 많다.
배당 귀족주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7~10%대인 고배당주는 엑슨모빌, AT&T, 셰브런, 피플스유나이티드파이낸셜 등이다. 애브비, 페더럴리얼티인베스트먼트, 프랭클린리소시스 등도 5% 이상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인 종목이다.
외신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지난 3분기 배당액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에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감소했다. 에너지, 항공, 소매업 등 업종에선 배당을 삭감하거나 중단한 종목도 많다. 그러나 이 가운데 오히려 최근 배당을 늘린 기업도 있다. 시가총액 1000억달러 이상 대형주 중에선 액센츄어, 허니웰인터내셔널, 록히드마틴이 꼽힌다.
컨설팅 업체인 액센츄어는 다음달 13일자로 배당을 10% 인상하기로 했다. 주당 배당액은 3.28달러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배당액 인상률도 10%에 달한다. 항공우주 시스템 개발업체인 허니웰인터내셔널도 오는 12월부터 배당액을 3.3% 올려 주당 3.63달러 지급하기로 했다. 이 기업도 10년간 연평균 배당액 인상률이 10%를 웃돈다. 세계 최대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은 12월 24일자로 8.3% 인상한 배당금을 지급한다. 주당 9.8달러 수준이다. 록히드마틴은 20년 가까이 배당액을 꾸준히 올려왔고, 최근 10년간 평균 13%의 배당액 인상률을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최근 많이 투자하는 고배당주는 통신주 AT&T가 꼽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 낙폭이 컸지만 저가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다. AT&T도 36년간 배당액을 꾸준히 올려온 기업으로 이달 기준 배당수익률은 7%를 웃돌고 있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최장수 보유 종목(32년)으로 알려진 코카콜라는 58년 연속으로 배당액을 늘리고 있다. 버핏 회장은 코카콜라로 매년 50% 이상 배당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개별 종목 부담스럽다면 ETF로 접근
해외주식 개별 종목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배당주 ETF로는 블랙록의 ‘iShares Select Dividend’와 뱅가드의 ‘Dividend Appreciation’ ETF 등이 있다. 이들은 단순히 시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이 아니라 최소한 10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기업 위주로 구성됐다. 블랙록 배당주 ETF가 에너지, 금융 등 전통산업 비중이 높다면 뱅가드는 소비재, 소프트웨어, 미디어, 반도체 등 업종도 상당수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ETF가 배당수익률이 아주 높진 않아도 저금리 여건에선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배당주 투자 시 고배당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착시효과일 수도 있기 때문에 종목별 리스크와 업황 등은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최근 배당수익률 10%를 돌파한 엑슨모빌은 올해 주가가 50% 이상 떨어져 배당 수익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배당주 중에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업종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리츠 종목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시장 타격으로 배당이 줄어들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병원에 입원한지 사흘만인 지난 5일 백악관에 복귀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완치된 것은 아니다. 한동안 자가격리도 해야한다. 이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동안 현장 유세를 다니기 힘들 것이다. 반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미 국무장관은 핵심 표밭인 플로리다주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지난주 시장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65%, 트럼프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59%로 점쳤다. 바이든 후보의 승산이 더 높다는 얘기다.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 당선되고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 시나리오 가능성도 높아졌다. UBS 조사 결과 민주당이 상원 의석 과반을 차지할 확률은 67%, 공화당의 과반 확률은 56%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경기회복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이미 지난주에 2조2000억달러 규모 부양책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블루웨이브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정부는 더 많은 재정지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민주당이 밀고 있는 세금 인상안에 따른 시장 영향을 상쇄할 것이다. UBS가 블루웨이브의 경우 시장 전반에 '중립적' 영향이 올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앞으로 미국 대선 판도에 대해 보다 뚜렷한 전망이 나온다면 투자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한동안 미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UBS는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세가지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1. 선거 결과가 각 산업 분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알아보라선거 결과가 투자 포트폴리오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잘 따져보라.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에너지, 금융, 기술, 의료 등 각 분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를 들어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되면 그린 에너지, 스마트 모빌리티, 재생에너지 관련 주식이 주목받을 공산이 크다. 바이든 후보가 친환경 아젠다를 채택할 전망이라서다. 2. 주식별 주가 상승 여력을 따져보라추가 경기 부양책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경기순환주, 가치주에 유리한 호재다. 추가 부양책이 대선 전에 나오든, 대선 후인 블루웨이브에 따라 나오든 시점과는 관계없이 그렇다. 중소형주와 경기순환주, 가치주는 지난달 29일 미 대선후보 TV토론 이후 대체로 대형주보다 더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같은 양상은 재정정책에 대한 방향성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3. 변동성을 이용해 장기 투자 포지션을 구축하라 UBS는 미 대선 기간과 연말에 걸쳐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주엔 VIX변동성지수가 S&P500지수와 함께 상승했다. 투자에 있어 높은 변동성은 유의해야할 요소다. 하지만 동시에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해 장기적 포지션을 구축하는 기회도 될 수 있다.변동성이 높은 시기엔 같은 주식을 매입하더라도 주가가 내렸을 때 더 많이 매입하고, 가격이 올랐을 때는 매수 비중을 줄이는 식으로 보유 주식의 평균 단가를 낮게 유지할 수 있다. 손익이 구조화된 투자상품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정리=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추가 경기 부양책 협상을 전격 중단했다. 코로나19로 치료받던 군병원에서 퇴원해 대선 캠페인에 복귀한 지 하루 만에 예상 밖의 조치를 꺼낸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협상) 대표들에게 대선 이후로 협상을 미루라고 지시했다. 대선 승리 후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과 소상공인에 초점을 맞춘 대규모 부양책을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협상 중단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그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형편없이 운영되고 범죄가 많은 민주당이 집권한 주(州)정부들을 위해 2조4000억달러의 부양책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코로나19와 상관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관대한 1조6000억달러를 제안했지만 그는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1일 2조2000억달러의 부양책을 하원에서 통과시켰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트윗에서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게 지체 없이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인준에 집중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오는 12일 인준 청문회를 연 뒤 대선(11월 3일) 전에 인준을 강행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은 올해 대선 승자가 지명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트럼프의 이날 행보는 부양책 불발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는 동시에 보수 대법관 지명에 ‘화력’을 집중해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협상 중단’ 트윗을 올리기 전 매코널 원내대표와 전화통화를 했으며 이때 매코널은 어떤 부양책도 상원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당초 3000억달러의 초미니 부양책을 지지했다. 지난 1~4차 부양책에서 이미 3조달러 가까운 재정을 쓴 만큼 추가로 대규모 부양책을 동원하면 재정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대선은 이제 28일밖에 안 남았다. 부양책이 발효되려면 상·하원이 부양책을 통과시킨 뒤 대통령 서명까지 마쳐야 하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트럼프로선 어차피 공화당 설득이 쉽지 않고, 대선 전 부양책 발효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보고 협상 중단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된다.트럼프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2분기에 급반등한 경제가 최근 다시 주춤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일자리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항공사들은 부양책이 없으면 대규모 감원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때문에 행정부와 민주당은 그동안 수차례 조율을 통해 연방실업수당, 2차 재난지원금, 중소기업 급여보호프로그램(PPP), 항공사 지원 등 ‘민생’과 직결된 문제에서 상당히 이견을 좁혀왔다. 시장에선 대선 전 부양책 타결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협상 중단을 선언한 건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매우 큰 실수를 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바이러스를 물리칠 의지가 없다”고 비난했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트윗을 통해 “국민에게 등을 돌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최초 트윗을 한 뒤 일곱 시간가량 지난 밤 9시54분에 별도 트윗을 올려 “하원과 상원은 즉시 250억달러의 항공업계 급여 지원과 소상공인을 위한 1350억달러의 PPP를 승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이 두 가지는 지난 3월 통과된 3차 부양책 중 아직 집행되지 않은 자금을 이용해 지급될 것이라며 “즉시 서명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이 두 가지를 하원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행정명령을 통해서라도 강행하겠다는 뜻이다.트럼프와 바이든의 지지율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CNN이 지난 1~4일 성인 1205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57%, 트럼프는 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16%포인트의 지지율 격차와 50%대 후반에 달하는 바이든 지지율 모두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6일(현지시간) 추가 부양책이 없으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아직 갈 길이 멀다” “가계와 기업에 불필요한 어려움을 준다” 등 강한 어조로 추가 부양책 마련을 촉구했다. 미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아직 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파월 의장은 이날 전국실물경제협회 강연에서 지난 3월 의회를 통과한 2조20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부양책이 없었다면 더 극심한 불황이 닥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결합에 힘입어 노동시장이 굳건한 회복세를 보였다”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미국에선 3, 4월 2200만 명가량이 실직했으며 이후 경기 반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절반가량은 일자리를 잃은 상태다.파월 의장은 미 경제가 아직도 위험에 직면한 상태이며 추가 지원책이 없으면 경기가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도한 부양책이 초래할 위험은 훨씬 작다”며 “실제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정책을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헛되이 낭비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상당수가 대규모 추가 부양책에 거부감을 가진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그는 “너무 적은 지원은 미약한 경기 회복으로 이어져 미국 가정과 기업들에 불필요한 경제적 어려움을 줄 것”이라며 오히려 불충분한 부양책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5, 6월의 뚜렷한 경기 반등세가 최근 희미해졌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회복 속도가 늦어지면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함께 지속되면 경제가 더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그의 이날 강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양책 협상 중단을 선언하기 전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중단 방침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이날 오후 7시께 트위터에 ‘파월 의장이 의회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며 과도한 부양책의 위험은 낮다고 말했다’는 뉴스 속보를 올리며 “맞다”는 의견을 달았다. 이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민주당이 부양책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