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등 그린산업 종목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중국이 ‘탄소배출 순제로’ 정책을 꺼내들었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관련 종목의 수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친환경 훈풍'…그린산업株 다시 뜨나
태양광 발전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솔루션은 5일 9.62% 오른 4만215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상승률은 19.91%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3.41%)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 풍력발전 관련주 삼강엠앤티도 이 기간 19.37% 상승했다.

태양광 업체 현대에너지솔루션(14.50%), 풍력발전 업체 유니슨(14.11%), 해상풍력발전 업체 씨에스윈드(13.59%) 등도 이 기간 크게 올랐다. 연료전지 업체 진성티이씨(14.60%), 에스퓨얼셀(13.18%), 두산퓨얼셀(11.33%) 등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그린산업 관련주 가운데 이 기간 상승률이 코스피지수를 밑도는 종목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 종목의 강세에는 최근 중국이 예정에 없던 환경 규제 강화 계획을 발표한 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2일 화상 유엔총회 연설에서 “2060년 이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이상 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체로서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중국의 탄소배출량(지난해 9826t)은 미국(4965t), 유럽(4111t) 등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새 탄소중립 목표를 반영한 구체적 계획을 내년 1분기에 내놓을 예정”이라며 “관련 발전시설의 확대, 전기·수소차 보급 강화 방안 등이 담길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최근 친환경 정책이 강화됐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40% 감축에서 목표를 올려잡았다. 비슷한 시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35년부터 휘발유·경유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이 나왔다. 다른 미국 주로 이 같은 정책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올 들어 그린산업주가 크게 올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졌다는 점은 신규 투자자에게 부정적이다. 그러나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이고, 당분간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사건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추가 상승 여지가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강화된 신재생에너지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내년 3월에 최종 비준할 계획”이라며 “이때까지 구체적인 관련 산업 육성 계획을 다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미국 정부 차원에서도 이번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지금까지 나왔던 것보다 더 강화된 그린산업 육성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