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투신)과 사모펀드(사모)의 유가증권시장 합계 순매수액이 28일 45억원을 기록했다. 43거래일만에 순매수다.

투신과 사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7월 29일부터 9월 25일까지 42거래일 연속으로 내다 팔았다. 지난 7월 29일 이후로 1거래일도 빼놓지 않고 두달 가까이 팔기만 했단 뜻이다.

이 기간동안 투신과 사모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내다판 순매도액만 5조3707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체 기관 순매도액의 44.1% 규모로, 외국인 순매도액(3조3492억원)보다도 많다.

투신은 8~9월 내내 시가총액 상위주를 꾸준히 매도했다. 전체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였단 의미다. 지수가 급격히 오를 때는 향후 조정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수적으로 펀드를 운용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투신과 사모는 이 기간 주식 비중을 줄이면서도 자동차 부품주는 꾸준히 사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이나 전기차 부품과 관련 있는 종목들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투신이 앞에서 다 팔면서 뒤로는 사모으는 종목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투신이 지난 7월 29일부터 9월 25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모비스(422억원)다. 만도(233억원), 이엔드디(200억원), 기아차(124억원), S&T모티브(86억원), 하이비젼시스템(66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사모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2위도 만도(75억원)와 하이비젼시스템(72억원)이다.

자동차 부품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1·2분기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현대모비스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73.1% 줄어든 1687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면서 자동차 수요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현대모비스 실적도 3분기 회복세를 거쳐 4분기에는 작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 64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만도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도 지난해 동기보다 38.3% 줄어든 434억원이다. 4분기에는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673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자회사인 퓨런티어가 차량용 자율주행 카메라를 생산해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3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는 100억원대, 내년에는 15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자동차 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자동차 등 사이클(순환) 업종에서 어닝서프라이즈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지수가 향후 2600을 돌파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