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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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출 규제에도 서울지역에서 15억원 넘는 아파트 매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지난 1∼8월 서울에서 15억원을 초과한 아파트 매매 건수는 487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4068건) 19.7%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연말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당시 부동산 업계에서는 15억원을 넘는 집을 사면서 대출을 끼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초고가 주택에 대한 매매가 얼어붙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실상은 20% 가까이 매매가 크게 늘었다.

지난 8월까지 서울 25개 구 가운데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 매매가 발생한 자치구는 18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 강남구만 제외하고 나머지 17개 구에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강남구는 139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559건)보다 10.5% 줄었다.

서대문구는 2건에서 29건으로 늘어 증가 폭이 14.5배에 달했다. 동작구는 6건에서 47건으로, 성동구는 49건에서 184건으로 증가해 각각 7.8배, 3.8배로 뛰었다.

중구(2.4배), 마포구(2.3배), 광진·종로구(2.2배), 영등포구(2.0배)도 2배 이상 늘어났다.

준공 3년 차인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2단지 전용면적 84.93㎡는 올해 6월 17일 처음으로 15억원(17층)에 매매 계약된 이래 지난 7월31일 16억500만원(11층)까지 올랐다.

입주 10년째인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 전용 84.91㎡ 작년 12·16 대책 직전인 12월 10일 14억9500만원(16층)까지 올랐으며 지난달 1일 10층이 15억4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다만 지난 1∼8월 서울 아파트 매매에서 15억원을 초과한 거래 비중은 지난해 11.6%에서 올해 8.3%로 낮아졌다. 9억∼14억원 거래 비중이 18.1%에서 19.6%로, 5억∼8억원이 37.4%에서 43.5%로 높아졌다.

자치구별로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 매매 비중은 강남구가 지난해 38.3%에서 올해 28.7%로 급락했다. 서초구(22.2%→22.1%)와 송파구(21.1%→21.4%)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 밖에 나머지 15개 구는 높아졌다. 특히 성동구는 1.2%에서 3.8%로 상승해 오름폭이 가장 컸다. 그동안 강남에 집중됐던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