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먼저 IPO…내년 상반기 상장 추진
카카오페이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간편결제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핀테크 업체 중 상장에 나선 곳은 카카오페이가 처음이다. 연내 주관사를 선정해 내년 상반기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기업 가치는 최대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이날 KB증권을 대표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금융감독원에 감사인 지정을 신청했다. 카카오페이 가입자는 3400만 명으로 국내 간편결제 플랫폼 중 가장 많다. 거래액은 올 상반기 2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의 성장성을 감안할 때 기업 가치가 9조76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3대 금융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의 시가총액(8조3600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순 있지만 일단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몸집을 크게 불리고 있다. 2014년 출시 당시엔 카카오톡 기반의 여러 서비스 중 하나였다. 이후 송금·청구서·자산관리 등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확대했다. 2017년 분사 이후 몸집 불리기를 본격화했다. 카카오에 이어 2대주주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이 분사 당시 2억달러(약 2300억원), 지난 6월 1억달러(약 1150억원)를 차례로 투자했다. 자본금 확충을 기반으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보험대리점(GA) 업체 인바이유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켰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6개월 만인 지난 7일 계좌 개설 200만 개, 월 펀드 투자 건수 440만 건을 넘는 등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카카오 계열사 중 두 번째 상장은 카카오뱅크가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3일 이사회에서 내년 하반기 IPO 추진을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 본사 차원에서 카카오페이는 내년 상반기, 카카오뱅크는 내년 하반기 기업공개를 하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새로운 사업 분야 진출을 서두를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네 번째 자회사로 디지털보험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뱅크가 맡고 있는 은행을 제외한 금융 대부분의 영역을 포괄하는 셈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상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공격적인 사업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