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배달의민족’으로 불리는 메이퇀뎬핑이 상장 2년 만에 홍콩증시에서 시가총액 5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본업인 음식배달 서비스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한 데 이어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미래 성장성까지 확보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이퇀 주가는 기업공개(IPO) 2년이 된 지난 18일 홍콩증시에서 전날보다 0.33% 오른 241.60홍콩달러에 마감했다. 2018년 9월 19일 상장 때 주가(69홍콩달러)의 3.5배다. 23일에도 장중 전날 대비 2.39% 상승한 248.40홍콩달러까지 뛰었다.

알리바바 넘보는 中 메이퇀, IPO 2년 만에 시총 3배 넘게 뛰어
메이퇀의 시총은 1조4467억홍콩달러(약 217조원)에 달한다. 홍콩증시에서 메이퇀보다 시총이 많은 기업은 알리바바(5조2500억홍콩달러)와 메이퇀의 최대주주인 텐센트(5조300억홍콩달러), 핑안보험(1조5200억홍콩달러), 중국공상은행(1조5100억홍콩달러) 등 네 곳에 불과하다. 중국건설은행이나 중국이동통신 등 중국을 대표하는 국유기업도 메이퇀에 미치치 못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러스트데이터에 따르면 메이퇀은 중국 음식배달 시장에서 지난해 말 기준 6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알리바바 계열 어러머가 27%, 군소 업체들이 나머지를 점유하고 있다.

2015년 창업한 메이퇀은 2008년 설립된 경쟁 업체 어러머에 비해 출발은 늦었다. 하지만 식당 평가·예약, 여행 정보, 숙박 예약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였다. 지난해 매출은 975억위안(약 16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0%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26억위안을 올리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 2분기엔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21억위안의 영업이익을 냈다.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는 메이퇀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지난 6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전기차 업체 리샹자동차에 상장 전까지 9억1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14.5%를 확보했다. 현재 리샹의 시총은 135억달러에 달하며 메이퇀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20억달러(약 2조3300억원)에 육박한다. 시장분석업체 IT오렌지에 따르면 메이퇀은 201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70개 기업에 모두 650억위안을 투자했다.

중국 증권업계에선 메이퇀이 알리바바에 필적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알리바바가 실물 중심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의 중심에 있었다면 메이퇀은 서비스에서 밀어닥치는 온라인화 물결의 선두에 있다는 분석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