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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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원화 가치 강세)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가 떨어져서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돼 원·달러 환율도 더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다만 1150원 부근에서 외환당국이 개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3원 내린 11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20일(1158.1원) 이후 8개월 만에 1150원대에 들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기록했던 연중 최저점인 1156.0원(1월13일)에도 바짝 다가섰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14일(3.4원↓), 15일(4.5원↓), 16일(2.9원↓), 17일(1.7원↓), 18일(14.1원↓) 순이다. 6거래일 동안 하락한 원·달러 환율만 28.9원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 배경에는 위안화 초강세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환율간의 상관관계도 높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원화와 위안화 사이의 상관관계는 0.86이다. 1에 가까울수록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외에서 거래되는 위안화(CNH)는 지난 5월 달러당 7.19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기준 6.75위안까지 하락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소매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늘었다고 발표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원화가 추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안화가 당분간 더 하락할 수 있어서다.

오는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는 세계국채지수(WGBI)에 중국 국채를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 지속, 산업생산 호조, 소매판매 반등 등 주요 지표가 양호한 점도 위안화 강세를 지지한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위안화가 지난 5월 고점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원화 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최저 1140원까지 내려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일각에서는 1150원대를 지지선으로 보기도 한다. 원·달러 환율이 이 레벨대를 하향 돌파하면 수출 비중이 큰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외환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당국이 생각하는 마지노선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으나 1150원이 깨지면 당국이 개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레벨 이하로 내려가면 기업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