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코로나로 대출부실 악재 선반영…배당 매력 부각되며 관심
은행업종은 올 들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 작년 말 대비 약 25% 하락한 수준으로 코스피지수 상승세와 비교하면 34% 이상 뒤처지는 성적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컸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 악화 가능성도 주가에 악재였다. 외국인이 올 들어 은행업종을 2조원가량 순매도하며 주가 부진을 이끌었다.

하지만 악재는 충분히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 발생에도 불구하고 6월 기준 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오히려 지난해 말 대비 하락했다. 신규 연체 규모도 축소됐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상황이다. 원화 대출 중 담보 및 보증대출 비중은 83%에 달한다. 정부 정책에 따른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에 대한 추가 대출도 대부분 보증서대출이다. 추가로 손실이 날 게 거의 없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는 은행의 손실 악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은행의 부실화 가능성이 과도하게 주가에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높지 않다. 상반기까지 은행주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이 하락했지만 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이자이익은 2분기부터 전 분기 대비 증가 전환했다. 하반기에는 조달금리 리프라이싱 효과(기준금리 인하 시 만기가 짧은 대출 금리가 먼저 인하되고, 조달 금리는 나중에 인하되는 현상)에 따라 순이자마진 하락폭이 축소되고 있다. 3분기까지는 순이자마진 하락세가 이어지겠지만 4분기부터는 상승 전환이 예상된다.

대출이 크게 늘면서 전 분기 대비 이자이익 증가 추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 예상과 달리 올해 지배주주순이익 감소폭도 작년보다 약 5% 줄어든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 7월에도 총대출이 16조원 늘면서 6월(9조6000억원)에 이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업 대출이 8조4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전월보다 커졌다. 6월에 4조9000억원 수준이던 중소기업대출 증가폭도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효과에 힘입어 7월 6조4000억원을 나타냈다.

은행주의 배당 축소 우려도 제한적으로 본다. 상장 은행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는 시장 기대치인 500원의 중간배당을 했다. 정부의 배당자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많은 은행 경영진은 주주친화정책을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 6~7%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연 1%대 예금금리 및 4% 내외의 부동산 투자 수익률과 비교하더라도 은행주의 배당주로서의 매력은 높은 구간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크지 않다. 은행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하반기 양호한 실적 지속과 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배당주의 매력이 부각되는 점을 고려해보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현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하단에 위치한다.

우리금융지주만 보더라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큰 구간이다. PBR이 0.28배에 불과하다. 하반기에는 이자이익 증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아주캐피탈 및 저축은행 인수성사 시 이익 증가 및 염가 매수 차익도 기대된다. 명예퇴직 비용 축소에 따른 판매관리비 감소 등으로 올해 하반기 지배주주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6.5% 늘어난 8761억원을 예상한다. 내년에는 인수합병 효과 등에 힘입어 1조7000억원까지 지배주주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더불어 자본비율 상승에 따른 인수합병 가능성을 고려하면 추가 이익 증가도 가능할 전망이다. 배당수익률도 6.5%로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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