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주식시장에 뛰어든 2030세대 중에는 ‘비트코인식 투자’를 선호하는 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보다 단기간에 차익을 챙길 수 있는 고변동성 종목에 베팅하고 있다.

단기차익 노려…변동성 큰 종목에 '위험한 베팅'
주식투자앱 증권플러스(옛 카카오스탁)가 사용자 15만7366명의 세대별 보유종목 상위 20개를 조사했다. 그 결과 2030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변동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사용자의 보유비중 상위 종목 1~7위는 삼성전자, 카카오, 현대차 등이었다. 하지만 8위 종목은 대한항공(보유비중 4%)으로 조사됐다. 30대도 대한항공을 3%나 보유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높은 변동성을 보인 대표적 종목으로 5060 상위 20개 리스트에 이 종목은 없었다.

2030세대는 KODEX200 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비중도 높았다. 이 상품은 코스피지수 등락폭의 두 배만큼 움직이는 고변동성 상품이다.

2030세대가 높은 변동성을 선호하는 데는 비트코인 투자경험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30세대 주도로 시작된 비트코인 광풍은 많은 투자자에게 ‘짜릿함’을 안겨줬다. 2017~2018년 비트코인 열풍 당시 하루에도 20~30%씩 움직이는 코인이 수두룩했고, 일부는 하루에 몇 배가 뛰기도 했다. 비트코인으로 한 번이라도 큰 수익을 거둔 경험이 있으면 주식시장에서도 급등주나 낙폭과대주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증시 하락은 밀레니얼 세대에 기회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은 부동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데다 이들은 비트코인 광풍을 겪어봤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부담감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매 습관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변동성이 높은 종목은 대외 리스크가 존재하거나 실적이 악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