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들이 주도하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견 증권사인 DB금융투자가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올 하반기에 4개 기업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오는 1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스크 제조기업인 핌스를 시작으로 화장품 제조 및 유통 기업 제이에스글로벌, 전자부품업체 티엘비의 상장 주관을 맡아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방송 콘텐츠 배급 전문회사 코퍼스코리아의 스팩 합병 승인을 받았다. 4개 기업의 상장이 마무리되면 DB금융투자는 올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상장 주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DB금융투자는 그동안 기업공개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상장 주관 건수는 매년 1~2건에 그쳤다. 2017년에는 전무했다. 그러다 2018년 파워넷, 한국유니온제약, 셀리버리 등 세 곳의 IPO 대표 주관을 맡으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IB업계에선 2018년 11월 성장성 특례 상장 1호로 상장한 바이오 기업 셀리버리가 전환점이 됐다고 보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셀리버리 1건으로 상장 수수료 20억원과 신주인수권처분이익 등 약 100억원의 수익을 챙겼다. 이를 계기로 기업공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DB금융투자는 최근 핌스의 수요예측에 성공하면서 상장 주관사로서의 역량도 입증했다. 핌스는 지난 2~3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 결과 121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가격의 최상단인 1만9000원에 결정됐다. 비슷한 시기 수요예측을 진행한 미세모 소재 기업 비비씨(978 대 1)와 바이오 회사 압타머사이언스(830 대 1)보다 경쟁률이 더 높았다. OLED 마스크라는 생소한 업종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