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작년 정준영이 촉발한 엔터업종 급락이 문제"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가가 비싸게 책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3일(현지시간) 우리나라의 엔터테인먼트업계가 처한 위험성을 감안할 때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가 과다하게 책정됐다는 의견이 애널리스트 및 투자자 등으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10만5000~13만5000원으로 예정 공모금액은 7487억~9626억원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를 기준으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3조5539억~4조5692억원이다. 공모가 산정에 적용된 주가수익비율(PER)은 70~80배 수준으로 동종업계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다. BTS가 처음 영어로 발표한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국내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울만큼 BTS가 전세계적으로 누리는 인기가 프리미엄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 미국 헤지펀드의 매니저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전체 실적에서 BTS에 의존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해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연예인들이 구속된 여파가 미쳐 당시 한국 엔터테인먼트기업들의 주가가 동반하락했던 점을 들었다. 그는 “개인의 일탈이 전체 업종의 충격으로 이어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빅뱅 멤버 승리가 연루된 ‘버닝썬 게이트’와 여기에서 파생된 ‘정준영 단톡방(단체카톡방) 사건’이 발생하면서 상장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주가가 대폭 조정을 받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에 참여하게 될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지난해 경험을 반영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할인해 평가할지, 완전 별개의 사안으로 볼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BTS 멤버들의 군입대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콘서트가 어려워진 점 등도 공모가가 높게 산정됐다는 우려에 영향을 줬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실적 및 경쟁사에 비하면 공모가가 높게 책정됐다”면서도 최근 한국 증시의 주도주가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 콘텐츠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BTS 멤버들이 받게 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BTS 멤버들은 희망 공모가 범위의 최상단 기준으로 인당 92억원어치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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