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펀드 수익률이 섹터별 펀드 가운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이 펀드는 지난 2분기까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급격히 개선됐다. 이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집밥 위주의 생활이 확산되며 필수소비재 수요가 늘었고, 국가간 이동이 막히면서 내수의 역할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중인 소비재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2.51%(1일 기준)다. 최근 증시를 주도한 ‘BBIG(바이오·베터리·인터넷·게임)’으로 분류되는 헬스케어 펀드(34.13%)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해외주식형 펀드로 한정해서 보면 소비재섹터(31.09%)가 소재(28.79%), 정보기술(24.33%) 등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소비재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진 건 한두달 사이 일이다. 올해 수익률은 지난 6월 초만 해도 0.62%에 불과했다. 7월 초 6.31%에서 8월 초 13.59%로 올라온 뒤 이달 초 22.51%까지 개선됐다. 펀드별로는 미래에셋친디아컨슈머펀드가 연초 이후 수익률 39.02%로 1위였다. 미래에셋팬아시아컨슈머펀드(34.42%), 삼성그레이트차이나펀드(19.38%),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펀드(19.16%)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재 펀드의 수익률이 좋아진 건 코로나19 사태로 ‘집밥’ 위주의 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식음료 기업 뿐만 아니라 이를 소비자에게 배달해주는 플랫폼 기업에 투자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종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본부 팀장은 “인도에서는 네슬레 유니레바 등 소비재 기업에 투자한 게 성과가 좋았다”며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텐센트 메이투안(배달 애플리케이션 기업) 등 플랫폼 기업에 투자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부유층이 해외 소비를 못하고 현지 내수기업에 돈을 쓰면서 펀드 수익률이 개선됐다는 분석도 있다. 지효미 피델리티자산운용 매니저는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에서 해제됐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여행지에 대한 접근은 제한된 상황”이라며 “부유층 소비자들이 자국 내 지출을 확대한 게 펀드 수익률 개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