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엔터주(SM·YG·JYP)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콘서트 등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불가능하지만 기존 아티스트는 물론 신인 그룹까지 음원과 음반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음반시장이 최근 몇 년간 마이너스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만 유독 음원은 물론 음반까지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에도 음원·음반 수출 큰 폭 증가…엔터 삼총사, 52주 신고가 '콧노래'
28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장중 5만2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장 막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 마감했지만 최근 주가는 2015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가 미국 팝스타 설리나 고메즈와 협업한 싱글이 이날 공개된 데다 송민호·악동뮤지션 등의 음반도 하반기 출시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회사인 YG PLUS는 이 영향으로 6.59% 오르며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며 엔터업종 1등이 된 JYP도 이날 0.29% 상승 마감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4% 올랐다. 이달 들어 엔터주 3대장은 10~20%대의 주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JYP와 와이지엔터는 각각 새로 배출한 아이돌그룹 니쥬와 트레저 등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증권가는 이들 신인에 대한 기대가 기획사의 가치와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이 된다고 보고 있다.

아이돌그룹이 이끄는 K팝 강세가 세계 음반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더 돋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세계 음반시장 규모는 1999년 238억달러에서 지난해 44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매년 역성장 중이다. 실물 음반이 스트리밍 음원에 밀려 음악 재생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독 한국에서는 음반 출하량이 2014년 739만 장에서 2019년 2476만 장으로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출하량도 2049만 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급증했다.

음반 수출도 크게 늘고 있다. 국내 음반 수출량은 2018년(7월 누적) 459만 장에서 2019년 552만 장, 올해엔 754만 장으로 증가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세관을 통과하지 않는 음반이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 음반 구매의 40% 이상이 해외 팬들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K팝의 음반과 음원시장이 모두 성장하고 있고, 해외에서도 팬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성장성은 여전히 높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선 한국 K팝 기획사들이 글로벌 3대 음반사인 워너뮤직 이상의 평가를 받을 만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