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사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오는 27일 분쟁조정안 수락 시한내에 조정안을 받아들이라는 요구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5일 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사들이 조정안을 수락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30일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판매사가 투자원금 전액을 투자자에 돌려줘야 한다고 결정했다. 분쟁조정에서 100% 배상 결정이 내려진 첫 사례다.
윤 원장은 “(판매사들이) 만약 피해구제를 등한시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모두 상실하면 금융회사 경영의 토대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금감원이 제시한 분쟁조정안 수락 여부를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각종 실태평가 등에 반영할 뜻도 내비쳤다. 윤 원장은 “금융사에 대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나 ‘경영 실태평가’시에도 분쟁조정위원회 조정결정 수락 등 소비자보호 노력이 더욱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업계에서는 “분쟁조정안 수락 시한이 가까워졌는데도 판매사들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금감원이 채찍을 꺼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하나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는 27일 일제히 이사회를 열어 분쟁조정안 수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향후 비슷한 금융상품 사고 발생 시 선례가 될 수 있는데다 배임 논란 등을 고려하면 이사회 구성원들이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법정소송으로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나기 이전에 금융사가 배상부터 하라고 강권하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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