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2조달러 고지를 장중 돌파했다. 미국 회사로서 상장기업 역사상 최초 사례다.

애플 주가는 이날 최고 468.65달러까지 치솟아 시총 2조달러 기준선인 467.77달러를 넘겼다. 다만 장 후반 상승분을 일부 반납해 전날 대비 0.58% 오른 462.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도 작년 12월 장중 한때 시총 2조달러를 넘긴 적이 있다.

애플이 2조달러 고지를 밟은 것은 2018년 8월 2일 1조달러를 돌파한 지 불과 2년여 만이다. 1976년 스티브 잡스 등이 설립한 애플이 시총 1조달러에 도달하는 데는 42년이 걸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올 3월 중순 시총이 1조달러를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은 단 5개월 만에 몸집을 1조달러 넘게 불렸다. 올해 상승률은 57.6%다.

애플 시총은 한국 주식시장 전체(약 2000조원)는 물론 한국 국내총생산(GDP·작년 기준 1조6295억달러)을 크게 웃돈다. GDP 기준 세계 8위인 이탈리아(1조9886억달러)와 맞먹는다.

애플의 주가 상승은 코로나19 사태 후 정보기술(IT) 선두업체에 대한 관심이 환기된 게 첫 번째 배경으로 꼽힌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활발해지면서 IT 의존도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올 2분기에만 매출 597억달러, 영업이익 131억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0.9%, 13.4% 늘어난 수치다. 이달 말로 예정된 4 대 1의 액면분할 계획도 주가 상승을 견인한 요인이다.

애플에 이어 어떤 기업이 ‘꿈의 시총 2조달러’ 고지에 합류할지도 관심사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1조6000억달러,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시총 1조달러를 기록 중이다. 애플과 아마존, MS, 알파벳, 페이스북 등 5대 IT 기업이 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