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발표 기간을 앞두고 시장의 우려가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극성을 부리던 시기였던 만큼 상장사 실적이 사상 최대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2분기 실적 발표가 거의 끝나가는 지금 우려는 환호로 바뀌고 있다. 생각보다 실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77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28조4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조3557억원)보다 7.6% 줄어드는 데 그쳤다.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라 불리는 주도주가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57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70억원)보다 13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영업이익이 118.1%, 카카오는 141.7% 늘었다.

경기 민감주도 선방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8조1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시장이 추정한 것보다 24.6% 많았다. SK하이닉스는 205.3%, 가전 렌털사업을 하는 코웨이는 22.4% 늘었다. 한국조선해양(67.7%), LG이노텍(128.6%), KG동부제철(140.1%) 등도 영업이익이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시장 추정치를 웃돈 종목도 많았다.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이다. LG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49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했지만 시장 추정치를 22.1% 웃돌았다. 현대건설기계(124.6%), 기아차(90.5%), 대림산업(23.5%) 금호석유(10.2%) 등도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사 이익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으면서 하반기와 내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이달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오른 원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