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대박 효과라지만…전문가 "과열 주의"
30대 전업투자자 A씨는 얼마 전 장외주식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 주식 3억원어치를 샀다. A씨가 장외시장으로 간 이유는 ‘공모주 열풍’에서 소외됐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럴 만했다. 공모주는 ‘귀한 몸’이 됐다. 최근 청약 경쟁률이 1000 대 1을 넘은 경우가 많다. A씨가 전 재산 30억원을 넣어도 1000만원어치도 배정받지 못한다. 그의 카카오게임즈 매수 평균 가격은 6만5000원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2만원대)의 약 3배에 달한다. 하지만 그는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후 ‘따상’(공모가 대비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은 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공모주를 받기 힘들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장외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예상 공모가를 몇 배 웃도는 종목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흔해졌다. 상장을 추진 중인 일부 회사의 주가는 연초 대비 2000% 넘게 오르기도 했다. 공모주 열풍이 장외시장 과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따상' 간다"…장외주식 몰려든 불개미

장외시장에 ‘IPO(기업공개) 테마’가 형성된 계기는 SK바이오팜 상장이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해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안겨줬다. 하지만 청약으로는 몇 주 못 받았다. 투자자들은 일찌감치 장외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개인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K-OTC 장외주식시장이다. K-OTC는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 연동돼 있다.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일반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한 오상헬스케어는 연초 4000원대이던 주식이 10만원까지 치솟았다. 상승률이 2065%에 달한다. 상장하면 20만~30만원은 갈 것이라는 기대에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하정보통신은 1415원이었던 주가가 1만5850원(13일 기준)까지 급등했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K-OTC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월 1일 26억4064만원이었다. 8월 12일에는 97억6759만원을 기록했다. 7월 2일 SK바이오팜이 상장한 뒤 가파르게 증가했다.
“제2 SK바이오팜은 카카오게임즈”
‘장외로 간 개미’들의 최근 화두는 카카오게임즈다. 카카오게임즈는 SK바이오팜 이후 가장 큰 ‘IPO 대어’로 꼽힌다. 다음달 11일 상장한다. 청약을 받기도 전에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 4월 2만원대 초반이던 주가는 최근 7만원을 기록했다.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인 2만~2만4000원 대비 3배 수준이다.

개미들이 기대를 거는 이유는 최근 새내기주들의 성적이 대부분 좋았기 때문이다. 10일 상장한 한국파마는 상장 첫날 84%의 수익률(공모가 대비)을 안겨줬다. 6일 상장한 의료기기업체 이루다도 공모가 대비 70% 정도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7월 13일 상장한 소마젠은 최고 수익률이 86%를 기록했고 현재 주가도 공모가 대비 50%가량 높다.

일부 공모주의 높은 수익률은 유례없는 청약 경쟁률로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셀레믹스의 일반인 공모 청약 경쟁률은 1176 대 1을 기록했다. 미투젠 경쟁률도 1011 대 1이었다.
SK바이오팜 기대했다가…”
이 같은 장외주식 열풍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모가보다 2~3배 높은 장외주식을 샀다가 자칫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상장 주식을 담당하는 한 운용사 매니저는 “카카오게임즈를 7만원에 매수했다면 공모가 대비 최소 3배가량 올라야 본전”이라며 “유동성이 풍부해 수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모 아니면 도 식의 투자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비상장 주식을 사기 전에 밸류에이션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밸류에이션을 높여 상장하는 회사도 많기 때문이다. 만약 상장 때 기업 가치가 고평가됐다면 상장 당일부터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공모주 물량의 30%를 배정받을 수 있는 코스닥벤처펀드도 공모주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갈 수 있는 선택지로 꼽힌다.

■ 따상

신규 상장 종목이 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마감하는 것을 뜻하는 시장 속어다. 이 경우 주가는 하루에 공모가 대비 160% 오른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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