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BBIG)’으로 대표되는 주도주가 주춤하는 동안 금융 등 소외주가 급상승하는 구간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는 혼란스럽다. 주도주가 바뀐 것인지, 일시적인 순환매 국면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워서다.

"주도주 상승은 길고 조정은 짧다"…BBIG 재상승에 '무게'
메리츠증권은 역대 주도주 랠리에서 주요 종목의 상승·하락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주도주의 상승세는 기간이 길고 폭도 컸던 반면 조정은 짧고 얕았다. 2005~2007년 중국 관련주, 2009~2011년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2016~2017년 반도체 등의 주도주 랠리가 장기간 이어졌던 구간을 대표적으로 분석했다.

상승 사이클이 시작되면 사이클당 평균 10주 이상의 강세가 계속됐다. 주가 상승폭은 평균 30% 전후다. 당연히 조정 기간도 있다. 다만 조정 기간은 모두 3주 전후로 마무리됐고, 그 폭은 10% 내외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 결과에 비춰볼 때 주도주는 언제든 10% 전후의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그 기간은 3주 전후로 짧게 끝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 이상의 주도주 조정이 진행된다면 매수 타이밍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순환매가 반복된다고 해서 주도주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소외주로의 순환매가 나타나는 기점은 언제일까. 경기 회복 기대가 높아질 때다. 실질 금리 상승 폭을 통해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5월 말 연 0.65%에서 6월 초 0.95%까지 상승하면서 순환매 장세가 이어졌다. 8월 초엔 연 0.50%에서 12일(현지시간) 0.67%까지 올랐다. 이 팀장은 “연말로 갈수록 금리는 완만하게 상승하겠지만, 절대 금리가 크게 바뀔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소외주의 선전 흐름은 짧고 굵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소외됐던 대형주가 10%씩 오르며 이례적으로 큰 변동성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몰려간 영향이 크다. 연초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의 개인투자자 매매 비중은 29%였다. 지금은 62%에 달한다. 연중 최고 수준이다. 기존에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배터리, 전기차 등과 관련된 대형주들이 증시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고, 그만큼 수익률도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